참가 업체도 삼성·LG 등 160여개 그쳐
방역 지침 철저하게…전신 살균 소독도
‘2020 한국전자전(KES)’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한국판 CES라 불리는 국내 최대 전자·IT 전시회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올해로 51주년을 맞이한 한국전자전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한다. 매년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까지 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해 최신 제품가 기술을 선보여 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참가 업체는 160여개에 그쳤다.
전시회 현장은 예년과 달리 인원이 가장 많이 몰리는 첫날도 종일 조용했다. 단체관람하는 대학생, 중고등학생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배치된 각 사의 스태프가 관람객보다 더 많은 곳도 있었다.
관람객도 일반인들이 아닌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주를 이뤘다. 주최 측이 전시장 내 관람객 수를 시간당 최대 650명 선으로 관리하면서 업계관계자들을 입장 우선 순위에 뒀기 때문이다.
일부 관람객은 개막 첫날 오전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일부러 오후에 현장을 찾으면서 오전보다 오후가 더 북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코로나19로 전시회를 찾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1년에 한번 뿐인 만큼 직접 보고 싶어서 방문했다”며 “매년 전자전을 왔는데 올해처럼 관람객과 참여 기업이 적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에만 관람객이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721㎡와 730㎡ 규모의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라이프스타일 가전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들을 각 공간에 맞춰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 QLED 8K TV,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등 기존 제품에 더해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 맞춤형 소형 냉장고 ‘비스포크 큐브’와 가정용 빔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등 신제품도 전시했다.
이 밖에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 웨어러블 및 폴더블 기기 등 모바일 제품들과 게이밍 모니터 등의 제품도 전시 및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 내부는 한산한 편이었다.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고객도 손에 꼽았다. 일부 시간대에는 안내 및 방역을 위해 배치된 스태프 수가 관람객 수보다 많았다.
LG전자 역시 세계 최초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부터 커넥티드 카 컨셉 제품, 163인치 크기의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MAGNIT)’ 등 눈길을 사로 잡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으나 삼성전자 부스와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간대별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슨트 안내 서비스도 제공했지만 인기는 시들했다.
현장에서는 TV, 가전, 모바일 제품 외에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로봇 브랜드 ‘LG 클로이’의 다양한 제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방역 작업을 하는 ‘LG 클로이 살균봇’의 컨셉 제품 2종을 비롯해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봇도 시연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바리스타봇이 내린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체험은 제한됐다.
이날 전시회는 전날부터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함에 따라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전시회의 경우 시설면적 16㎡(약 4.8평)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면 정상 운영이 가능해 주최 측은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코로나19 문진표 작성은 물론 발열 체크, 손 소독, 전신 살균 소독, QR 코드 등을 모두 거친 뒤 입장이 가능했다.
기업들은 주최 측과 정부의 안내과 더불어 내부에서 별도로 마련한 지침까지 적용하는 등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안내해주는 팬큐레이터 외에 소독 등 방역을 담당하는 직원을 별도로 두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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