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소사선(고양 대곡~부천 원종) 완공 시점이 20개월 가량 연기된다. 이에 따라 오는 2021년 7월 개통 예정이었던 이 노선의 실제 개통 시기는 2023년 상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23일 정치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대곡소사선 완공 시점이 계획보다 20개월 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2월 대곡소사선 7차 실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곡소사선 공사 기간이 계획보다 20개월 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 국토부는 공사 기간 지연 사유를 ’설계 문제‘와 ‘시공 문제’로 좁혀 놓고 시행사 측에 지체보상금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곡소사선 공사 기간이 길어진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대곡소사선 경유지 김포공항역 환승 통로를 짓는 과정에서 설계변경이 진행돼 시공사의 발파작업이 늦어지게 됐고, 이 여파는 김포공항역-능곡역 구간의 한강 하저 터널 공사 진행을 늦추는 요인이 됐다.
통상 민간투자 사업에서 공기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시행사와 시공사는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대곡소사선 지체 보상금 규모는 최소 수 백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 대곡소사선 공기 연장의 사유를 설계 문제로 봐야할 지 시공 문제로 봐야할 지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민간투자 사업이기 때문에 공기 연장의 책임은 반드시 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곡소사선 건설현장에선 다양한 셈법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토부가 대곡소사선 공기 지연 사유를 ‘설계 문제’에서 찾을 경우 시행사 서부광역철도㈜에 책임이 생기고, ‘시공 문제’로 결론낼 경우 시공사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에 보상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시행사-시공사 간 마찰이 아닌 시공사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간 법적 다툼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곡소사선 공기 지연 사유로 지목된 ‘김포공항 지하’ 구간과 ‘김포공항 북단 한강 하저’ 구간의 시공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또 시행사 서부광역철도㈜는 과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합작해 출자한 SPC 회사로 시공사와 무관한 회사라고 볼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체보상금이 청구될 경우 국토부와 민간 시행사는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다만 시행사 서부광역철도㈜는 시공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SPC 회사라 실제 소송전 모양새는 국토부와 현대건설·대우건설 간 직접 소송의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행사가 국토부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지체보상금을 물게 될 경우 이 여파는 시공사 현대건설-대우건설 간 추가 소송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ssun@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