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언급하며 울컥한 이재용…”삼성, 달라질 것”
故이건희 언급하며 울컥한 이재용…”삼성, 달라질 것”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2.30 19:53
  • 수정 2020.12.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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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삼성으로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 내년 1월 18일
준법경영 의지 다져…"과거로 돌아가는 일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정예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정예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 “제가 책임지고 (삼성을)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삼성은 달라질 것이다. 저부터 달라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분명히 약속드린다”며 “믿어달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오늘 저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떼며 약 20여분간 최후 진술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님이 갑자기 쓰러지기소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가졌다”며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 때문에 회사와 임직원들이 오래 고생했고, 많은 국민들께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저의 불찰, 저의 잘못이며 제 책임이다. 제가 결단코 부족했으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1년여의 수감생활을 포함해 지난 2017년부터 약 4년간 이어진 재판 과정에 임하는 동안의 소회를 밝히는 한편 이 재판이 ‘기업인 이재용’과 삼성에 불러온 변화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전에는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고 불철주야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최선을 다해 계속 회사를 키우는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며 "준법문화라는 토양위에서 체크 또 체크하고 법률 검토를 거듭해 의사결정해야 문제가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된다는 것을 알았고, 뒤늦게 깨닳은 만큼 더 확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를 필두로 한 준법감시제도와 관련해 삼성 내부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뿐 아니라 이 부회장 스스로도 준법경영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근 회의들을 그 전과 비교하면 제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질문들이 부쩍 늘었다”며 “'컴플라이언스팀이 뭐라고 하던가요?’, ‘법무팀 검토 끝난거죠?’, ‘이 문제는 준법위까지 가야하는 거 아닌가요?’ 라는 등 법률과 원칙에 어긋남이 없는지 묻고 또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정받고 자랑할 만한 변화는 아니다. 첫 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쉽지 않은 길일 것이고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고 멀리 돌아가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그래도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법에 어긋나는 일은 물론 오해를 불러일으킬 일도 하지 않을 것이고, 어렵고 힘들어도 반드시 정도를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개인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올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만 집중하며, 재판장님께서 지적한 재벌 폐해를 과감히 고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도 “사업지원TF는 다른 조직보다 더 엄격하게 준법감시를 받게 하고 더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하겠다”며 “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어떤 조직도 삼성에서는 결코 예외로 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지난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 영결식의 추도사에서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의미를 담은 ‘승어부’가 언급된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 성장시키는건 기본이며, 신사업을 발굴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것도 당연한 책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정신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보완해 외부에서 부당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또 거부할 수밖에 없는 출중한 준법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게 바로 초일류 기업, 지속가능한 기업되는 것이고 기업인 이재용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을 언급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이 부회장은 “이게 이뤄질 때 비로소 저 나름의 승어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아버님을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여기 같이 계시는 제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서 헌신해오신 분들”이라며 "다 제 책임이다. 저를 꾸짖어주시고 죄를 물으실 일이 있으시면 저한테 물어주시길 바란다”며 최후 진술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에 대한 최종 선고는 내년 1월 18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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