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진효 순우리한우 대표, 하림지주 미공개이용정보 활용한 '주식 폭리' 의혹
[단독] 정진효 순우리한우 대표, 하림지주 미공개이용정보 활용한 '주식 폭리' 의혹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1.07 10:41
  • 수정 2021.01.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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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효 순우리한우 대표, 공시 전 NS쇼핑 5000주 매입
이후 하림지주 NS쇼핑 관련 악재 공시 직전 전액 매도
금감원 측 "전형적인 '미공개이용정보' 사례로 의심 돼"
김홍국 회장이 외친 윤리경영, 재점검 필요하단 지적도
[왼쪽:김홍국 하림 회장, 오른쪽:순우리한우 홈페이지 / 사진=하림·순우리한우 홈페이지]
[왼쪽:김홍국 하림 회장, 오른쪽:순우리한우 로고 / 사진=하림·순우리한우 홈페이지]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지주의 계열사, '순우리한우' 정진효 대표가 회사의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하고 23% 가량의 시세차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하림 측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정 대표가 그럴리 없다'면서 안일한 모습을 나타냈다. 금융위원회의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김홍국 회장의 '윤리 경영'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지난 6월19일 김홍국 회장을 비롯한 이학림, 문경민, 권점주, 김정호, 정선태 사외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도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주식회사 NS쇼핑에 200억 원 규모의 자회사 지분을 취득하기 결정했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해당 사안을 통과시켰고, 6월부터 12월까지 매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림지주 공시 효과로 급등한 NS쇼핑 주가]

[사진=네이버]
[6월19일 하림지주가 200억 원의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밝힌 뒤 NS쇼핑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 사진=네이버]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NS쇼핑의 주가는 날아가기 시작했다. 좀처럼 1만 원 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주가는 발표 당일인 ▲19일 종가 1만1050원·거래량 8만15건 ▲22일 종가 1만2050원·거래량 52만2476건 ▲23일 종가 1만2300원·거래량 18만6111건 등으로 급등했다. 특히 9월3일엔 지주회사의 추가지분 확보라는 호재 등을 엎고 ▲종가 1만4800원·거래량 64만6989건을 기록하더니 결국 11일 종가 1만6250원으로 최고가를 갱신했다.

정점을 찍었던 9월3일 이후 NS쇼핑은 올해 자회사에 723억 원을 퍼준 사실과 적자 전환 성적표 등의 이유로 주가가 곤두박질 쳤지만, 다행히 최저 1만1050원을 버티며 하림지주가 주식 매입 공시 이전의 가격(1만1050원)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하림지주는 돌연 12월28일 '[정정]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을 공시하고 기존 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지분 매입을 100억 원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림지주 측은 "6월22일부터 10월27일까지 장내 주식 매수가 진행됐고, 연말까지 추가 매수가 진행되지 않아 본 건 취득은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100억 원의 지주 주식이 추가 유입될 것을 기대하고 NS쇼핑을 매수한 개미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뒷통수를 맞게 된 셈이다.

[하림지주 공시 전 매수·매도한 정진효 대표]

[사진=NS쇼핑 전자공시시스템]
[하림지주 공시 3주 전 5000주를 매수한 정진효 대표 / 사진=NS쇼핑 전자공시시스템]

눈여겨 볼 점은 정진효 순우리한우 대표의 투자 시점이다. 정 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하림지주가 NS쇼핑을 200억 원 매수하겠다고 밝히기 약 3주 전인 5월29일과 6월1일, 돌연 NS쇼핑의 주식을 각각 4000주·1000주 매수했다. 5월29일 종가는 9550원이었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3820만 원을 매수한 셈이다. 6월 1일 종가는 1만 원으로, 계산해보면 1000만 원이다. 즉 정 대표는 하림 지주의 공시 전 약 4820만 원의 NS쇼핑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매도 시점도 묘하다. 하림지주가 절반만 지분 매입을 하겠다고 공시하기 이전인 12월8일과 21일 각각 2000주, 3000주를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12,000원·1만1862원이었다. 총 매도 금액은 5958만 원인 셈이다. 매수 시점에 투자한 금액이 4820만 원인 점과 비교했을 때 정 대표는 약 23.6%의 수익율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형적인 '회사의 미공개이용정보를 활용한 개인의 폭리'에 해당되는 행태다.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공개이용정보에 해당될 것 같다"면서 "이는 형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조사를 실시해서 경찰에 통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억을 투자하겠다고 한 뒤 100억 원만 투자한 하림지주에 대해서도 공시위반사항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회사가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공시했다면 문제제기를 하기 쉽지 않겠지만, 만약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부조사 의지조차 안 보이는 하림지주…"터무니 없는 주장일 뿐"]

[사진=하림]
[사진=하림]

상황이 이런데도 하림지주 측은 해당 사실에 대해 강력한 감사 등을 실시할 의지가 없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림지주 측 관계자는 "사내에 내부정보 관리 규정이 있다.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논란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라고 선을 그엇다. 그러면서 "의혹에 따르면 이게 12월28일 하림이 악재성 공시했다는것인데, 그 이후에 어떻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건 무슨 상황이냐"며 의문을 던졌다. 

그러나 NS쇼핑 주가를 살펴보면, 발표 전날인 24일, 1만2400원이던 주가가 1만1950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관계자 주장처럼 지난 5월부터는 NS쇼핑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3단계 격상이 임박하자 홈쇼핑 업계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됐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부부장 연구위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확산에 따른 비대면 소비 관련 수혜주로 부각되며 지난 8월 코로나19 2차 유행 당시 상장 홈쇼핑 3사 평균 주가가 27.4% 상승했다"며 "이번 3차 유행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국 회장은 수차례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외쳐왔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해당 논란을 비춰봤을 때 진심어린 윤리경영이 실천되고 있는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수차례 연락 요청에도 회신이 닿지 않았던 않았던 정진효 대표는 기사가 나간 뒤에서야 "개인 투자자로서 NS쇼핑의 성장성을 보고 매수했을 뿐,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를 입증할 방법은 없지만 정말 (그 정보를) 몰랐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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