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금호그룹, 항공 계열사 M&A... 오너 경영 재편 ‘대조’
한진·금호그룹, 항공 계열사 M&A... 오너 경영 재편 ‘대조’
  • 임준혁 기자
  • 기사승인 2021-01-06 17:45:38
  • 최종수정 2021.01.06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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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조원태 회장 체제 강화 전망
조현민 전무 한진칼 전무직 사임, 非 항공분야 역할 증대될 듯
금호그룹, 박세창 사장 항공 떼고 건설·운수에 국한... 재계 순위 밀려나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한진과 금호그룹이 각각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오너 경영 체제 재편에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기업의 판도도 적잖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항공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고 동생인 조현민 부사장이 종합물류기업 ㈜한진 등 비항공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 체제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한진그룹 인사에서 조현민 ㈜한진 마케팅총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직과 그룹 항공·여행 정보제공 계열사인 토파스 여행정보 부사장직에서는 물러났다. 그룹 부동산 관리를 담당하는 정석기업 부사장직은 유지했다.

이는 앞서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협의한대로 조 회장의 가족 구성원이 그룹 핵심인 항공 관련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겸직하고 있던 한국공항 고문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항공운수의 보조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조 부사장은 그동안 겸직하고 있던 한진칼 및 토파스 여행정보 임원직을 사임하면서 당분간 ㈜한진에서의 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번 승진과 함께 기존 마케팅 총괄 업무에 미래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역할까지 맡아 경영 전반에 관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진은 경영관리 총괄(류경표)과 사업 총괄(노삼석)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여기에 조현민 부사장은 미래성장 전략 및 마케팅 총괄 역할을 맡아 회사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기업으로의 역량 확대에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조현민 부사장은 ㈜한진을 중심으로 항공 외 계열사들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에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금호그룹도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가(家)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금호산업으로 자리를 옮기며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중심으로 그룹 재편에 나서고 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박세창 사장은 지난 1일부로 금호산업 사장으로 발령받았다. 박 사장은 경영관리본부와 감사팀 등을 지휘하게 된다.

박세창 사장의 이같은 전보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1975년생인 박세창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 자금팀에 입사한 이후, 금호타이어 국내영업총괄,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아시아나IDT 사장 등을 지내며 오너 3세로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동갑내기라 항공그룹 오너 3세로 조명받기도 했으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항공을 떠나 금호그룹 경영에만 집중하게 됐다.

박 사장은 당분간 금호산업 사업 전반에 대해 파악한 뒤,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전략경영실이 해체된 만큼, 경영관리본부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재무와 경영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회장 직속 부서로 만들어진 전략경영실 해체는 박 사장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오는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절차가 완료된 이후 그룹으로 복귀할 것으로 봤다. 지난달 초 금호산업이 소폭 실시한 임원인사 명단에서 박 사장 이름이 빠졌고 매각을 성공리에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었다.

하지만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자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KDB산업은행 등에 전달했고, 채권단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에어부산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와 그룹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아시아나IDT 등 통매각 대상 계열사 대부분의 수장 교체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뿐 아니라 항공권 예약·발권 업체 아시아나세이버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그룹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으로 단순화된다. 20위인 재계 순위도 60위 밖으로 후퇴하면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된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당분간 건설사업 파악에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주력사업은 크게 항공과 고속버스(운수), 건설 총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박 사장은 건설사 근무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가 곧바로 대표이사를 맡지 않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다만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박 사장은 금호산업 대주주이자 금호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금호고속의 지분 28.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때 양대 항공사 그룹이었던 한진과 금호가 처한 상황은 상당히 온도차가 있다”며 “한진은 항공업의 비중이 더욱 늘어나며 명실상부한 항공그룹으로 자리 잡을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반면 금호는 항공산업 영위라는 옛 명성을 뒤로 한 채 건설과 교통(운수)업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두 그룹의 대조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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