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대북 정책 방향 놓고 한-미 엇박자 우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대북 정책 방향 놓고 한-미 엇박자 우려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1.21 06:15
  • 수정 2021.01.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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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선서하는 제46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
취임선서하는 제46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파가 없는 거리에서 간소한 퍼레이드를 마친 후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후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향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호위 행렬은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에 멈춰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3시44분께 전용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 및 가족과 함께 퍼레이드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력 사태 우려에 따른 삼엄한 경계로 취재진 등을 제외하고는 거리에 인파는 거의 없었다.

5분 정도 걸어간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은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현관 앞에서 부인 질 여사와 포옹하고 손을 흔든 뒤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들어선 첫 순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 백악관에 친숙하기는 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신한반도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 부부 [출처=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 부부 [출처=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총괄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현지 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더 나빠졌다”며 ‘대북정책 전반 재검토’를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방식의 즉흥적 톱다운 방식을 접고 대북 제재 강화를 통해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새로운 해법을 시사한 것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가장 먼저 할 일은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들여다봐야 하고 그렇게 할 생각”이라며 “어떤 선택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는 기존 행정부들을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이며 나아지지 않고 사실 더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 간 친분에 의존한 채 실질적 진전을 가져오지 못한 트럼프식 접근법이 북핵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장관에 내정했다. 그는 2018년부터 3년간 톱다운 방식의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핵 협상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이다.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누구보다 이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정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중단된 북핵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살려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뜻이다.

블링컨 “대북정책 손볼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대북정책 전반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블링컨 “대북정책 손볼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대북정책 전반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정 후보자는 이날 내정 직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외교정책이 결실을 맺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직급에 상관없이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든 남북미 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다”며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선 정 후보자가 잘못된 북-미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 당시 북-미 간 중개자를 자처했던 정 후보자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후보자가 블링컨 지명자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등 미국 민주당 측 외교안보 라인과 교류가 별로 없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관련해서는 아직 바이든 대통령과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 후보자가 바이든 행정부가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 선언 계승’을 조급하게 설득하고 나설 경우 한미 간 파열음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원한다’고 말해준 인물이 외교부 장관에 지명됐다”며 “정 후보자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을 중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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