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딛은 호실적에도 임용택 전북은행장 "연임 않겠다"... 왜?
코로나19 딛은 호실적에도 임용택 전북은행장 "연임 않겠다"... 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1.22 10:28
  • 수정 2021.01.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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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택 전북은행장. [사진=JB전북은행]
임용택 전북은행장. [사진=JB전북은행]

전북은행 임용택 행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모회사 JB금융지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과 지역경기 침체에도 순이익 성장을 이뤄냈기에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은행 부문 강화와 얽혀 있는 계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 행장은 지난 18일 사내 게시판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하여'라는 글을 올려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에 등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행장은 "최근 전북은행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로부터 최종 후보 2인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무척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이고 이를 위한 '창조적 파괴'"라며 "이를 위해 저는 영광스러운 전북은행 CEO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행장은 행장 이전에도 전북은행 사외이사를 맡으며 인연을 시작했고, 비은행 주력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행장으로는 2014년 11월 취임해 2차례 연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행장의 취임 이후 JB금융은 크게 성장했다. JB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5년 1147억원 수준에서 2019년 3419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2019년은 연간 순이익이 전년대비 41.6%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뤄내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B금융의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1882억으로 7.8% 감소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단기 손실이었다. 실제로 3분기에는 순이익 11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2%나 급증했다. 시장 전망치(JB금융 939억원, 에프엔가이드)를 훨씬 상회한 수치다.

그럼에도 임 행장은 용퇴의 뜻을 밝혔다. 변화를 위해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다른 요인이 얽혀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JB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는 JB금융의 경영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은행에 힘을 빼고 비은행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작년 상반기에야 금융당국 권고치인 9.5%로 맞췄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증권사 인수 여력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인수합병을 시도할 여건이 된다"고 말했다.

JB금융은 비은행 자회사로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 정도만을 두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사 뿐만 아니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 김 회장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JB금융은 꾸준히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는 "비은행부문이 취약한건 사실이고 은행 캐피탈 자산운용사 간 시너지 감안하면 사업 범위를 확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올해 CET1 목표가 10%였는데 2분기와 3분에 이를 초과 달성했고 내년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아 중장기 목표치인 11%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탈, 자산운용 등 기존 비은행 자회사 비중을 늘려가면서 인수합병 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자회사 실적은 점차 상승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8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JB자산운용은 1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 회장은 취임 초반만 해도 공격적인 인수합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지난 2018년 말 간담회를 통해 "지금은 공격적 M&A를 할 시기가 아니고 총자산순이익률(ROA)가 강한 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JB금융이 광주은행, JB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자본력이 약해진 것도 한 몫 했다. 

하지만 CET1가 높아지면서 인수합병을 시도할 만한 여력이 갖춰졌다. 김 회장은 CET1 비율이 10% 이상이어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9월 기준 JB금융의 CET1비율은 10.20%로 해당 기준을 뛰어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외형확대를 자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어 당국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은 지금부터라도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충당금과 내부유보를 늘리는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다. 

JB금융은 지난해 7월 말 JT저축은행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노리는 JB금융이 유력입찰 후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9월 본입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JB금융은 이른 시일 내 자회사 CEO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한다. 유력 후보로 서한국 전북은행 수석부행장이 꼽힌다. 후보가 확정되면 전북은행은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검증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행장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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