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허동우는 아버지 허남두가 차량 전복 사고로 숨지자 그 원인을 조사한다. 허남두는 저축은행 회장으로 충청 지역 정당에 자금을 공급했지만 이내 파산해 몰락한 인물이었다. 허동우는 아버지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의도적 타살임을 확신하고 복수를 기획한다. 죽음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되는 정당 내 주요 인사들은 허동우가 점찍은 복수 대상이다. 이내 아버지의 살해 배경에는 정치적 이익, 후원금, 과거사, 남녀 관계 등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계를 넘어 재계, 조폭까지 마수가 뻗치고 허동우 또한 괴물과 싸우기 위해 폭력을 일삼는 등 자신마저 괴물이 된다. 결국 복수 대상들은 살해되거나 몰락하지만 그것으로 정의가 실현된 것은 아니었고 빈 자리는 다시 부패한 세력들이 채우는 것을 암시하며 끝을 맺는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고광률 작가가 장편소설 '뻐꾸기, 날다'를 출간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영원한 권력은 없듯이, 고 작가는 소설을 통해 정치인들이 권력 쟁탈을 위해 어떻게 서로 분열하고 어제의 적과도 손을 잡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기, 위선, 배신, 복수 등 온갖 뒤틀리고 일그러진 인간군상의 모습도 드러낸다. 고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소설은 권력과 부를 틀어쥔 자들이 자기들끼리의 이해를 위해 어떻게 이합집산하고, 또 보복하는지를 얘기한다. 탁란으로 종을 번식하고 보존하는 뻐꾸기 같은 자들의 파렴치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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