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사장 ‘창조적 파괴’ 경영 행보는 어디까지?
구현모 KT 사장 ‘창조적 파괴’ 경영 행보는 어디까지?
  • 임준혁 기자
  • 기사승인 2021-01-25 17:47:26
  • 최종수정 2021.01.2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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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통신자회사 ‘통 큰 매각’ 결단
80년생 연구소장 등용, 인재영입 혁신도입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제공]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제공]

통신자회사인 KT파워텔 매각, 80년생 연구소장 임명... 혁신이란 단어를 뛰어넘은 구현모 KT 사장의 ‘창조적 파괴’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구현모 KT 사장의 ‘창조적 파괴’ 행보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통 큰 결단력이다. 탈통신을 선언한 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용 무선통신 계열사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아이디스홀딩스도 지난 22일 종속회사인 아이디스가 KT파워텔의 주식 777만1418주를 406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소유 지분은 44.85%로, KT가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KT파워텔 매각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첫 통신자회사를 판 사례다.

아울러, 구현모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꾸준히 ‘ABC’, 즉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등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자회사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해 커머스 전문 기업을 내놓고, 11월에는 새로운 기업간 거래(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구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KT 임직원들 사이에선 최근 KT파워텔 매각을 놓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민영화 이후 그간 구조 개편에서 본업인 통신 사업이 포함됐던 적이 없어서다. 하지만 최근 KT파워텔은 구 사장의 구조조정 타깃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KT파워텔은 최근 무전통신 서비스 수요가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010년 1270억원이던 연매출은 2019년 627억원으로 급락했다.

구 사장 입장에서는 안 되는 기업을 통신자회사라는 명분하에 무조건 안고 간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던 일종의 ‘폐단’이었던 것이다.

KT는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신규 재원을 확보하고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서열을 무시하고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는 인재를 기업 연구소장에 등용한 ‘창조적 파괴’다.

KT는 디지코로 도약하기 위해 AI, 로봇 분야의 핵심 인재를 영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T에 따르면 이번 인재 영입의 키워드는 ‘혁신성’이다. KT는 역사상 최초로 1980년생 연구소장을 발탁해 혁신과 창의성을 겸비한 젊은 피를 수혈했다. 가히 ‘창조적 파괴’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은 이번 인사의 주인공은 배순민 AI2XL(AI To Everything Lab) 연구소장.

배순민 박사는 융합기술원 내 신설되는 AI2XL연구소장을 맡아 AI 1등 기술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해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배 소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사이언스 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테크윈과 네이버에서 로봇, CCTV, 비디오, 아바타 AI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Vision AI(비전 AI) 전문가로 KT AI 총괄전략과 AI 분야에서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다각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Vision AI는 인간의 시각적 인식 능력을 재현한 인공지능을 말한다.

우수 인재 영입은 ABC 영역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원하는 구현모 대표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KT 관계자는 “스마트한 젊은 인재 영입과 집중적인 투자로 미래의 성장 엔진인 AI 분야에서 톱 티어(Top Tier)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라며 “이는 국내 대표 통신기업에서 글로벌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한다는 KT의 성장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고 밝혔다.

배순민 소장 외에도 KT는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했다. 이어 ‘딥러닝 및 AI 영상인식’ 기술 자문으로 한보형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위촉했다,

구 사장은 AI와 로봇기술 글로벌 탑 티어를 지양하기 위한 토양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양재-판교-분당으로 이어지는 R&D(연구개발) 상생 삼각벨트를 구축, AI 인재들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즉, 벤처와 스타트업 상생 생태계 조성과 ICT 산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뉴딜 사업 육성을 위해 양재-판교-분당에 R&D 상생 삼각벨트를 구축, AI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ABC 기술의 요람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할 판교신사옥은 KT의 미래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며, 벤처·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상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오피스 공간을 최대 10년 간 무상으로 임대한다. 판교신사옥 전체 업무공간의 20% 수준이다. KT는 IT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회도 적극 제공함은 물론 기업 간 네트워크 활성화 유도, KT의 ABC 사업 연계 컨설팅 등 벤처 및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판교신사옥 준공은 2022년 하반기 예정이며, 입주는 오는 2023년 1분기에 진행된다.

KT의 R&D 사업을 전담하던 KT 우면연구센터(양재)는 미래 성장산업을 선도할 기반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한편, 판교신사옥에 입주할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5G 오픈랩 등 테스트베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분당 본사 타워는 차세대 AI 영상음성 인식 및 분석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판단을 예측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등 AI 원천기술 확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더불어 KT 직원은 물론, 판교에 입주할 벤처 및 스타트업을 포괄하는 사내외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특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구현모 KT 사장은 “KT는 세계적인 AI 석학과 함께 첨단 기술에 혁신성을 배가하고, 신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1등 디지코로 도약하겠다”며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기술과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교-분당-양재로 이어지는 R&D 상생 삼각벨트가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승수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익 악화 자회사를 과감히 매각하는 통 큰 결단력, 80년생 여성을 연구소장으로 등용한 것, AI 기술 개발의 하드웨어 제공을 위해 양재-분당-판교 삼각편대 사옥 구상을 수립한 구 사장의 ‘창조적 파괴’ 경영의 다음 행보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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