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마이데이터 본허가 떨어졌지만... 금융계 반응 미적지근한 이유는
[WIKI 포커스] 마이데이터 본허가 떨어졌지만... 금융계 반응 미적지근한 이유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2.01 16:17
  • 수정 2021.02.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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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 산업 [사진=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 산업 [사진=연합뉴스]

은행·카드사·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에 이어 저축은행, 핀테크 업계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마이데이터로 금융 장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 반응은 꽤 미적지근하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본허가를 받으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데다, 데이터 가공 시장이 초기 단계라 모호한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28개사에 대해 본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지에 흩어진 개인정보의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며 본인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신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및 자문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에도 도움이 된다. 

기존 금융권에선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대형 은행과 신한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가 허가를 받았다. 금융투자 및 저축은행 업계에선 각각 미래에셋대우,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네이버파이낸셜, NHN페이코 등 빅테크 기업과 뱅크샐러드, 핀다 등 핀테크 업체들도 통과했다.  

금융위는 기존에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주기로 하고 1차로 35개사의 신청을 받았고, 이중 28개사에 대해 지난해 12월 예비허가를 내준 바 있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려면 5억원 이상의 자본금, 보안 설비, 타당한 사업계획 등을 갖추고 대주주 적격성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중 하나은행·경남은행·삼성카드·카카오페이 등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허가가 보류됐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이와 관련해 보완을 요청받아 1차 예비허가 대상에서 빠졌지만, 2차에서 예비허가를 받으며 본허가를 받았다. 2차 예비허가를 받은 업체는 민앤지,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SC제일은행, SK플래닛 등 7개사다. 

금융당국은 이달 4일까지 본허가를 받지 못한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다른 사업자와 업무 제휴를 맺거나 서비스를 일부 변경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이처럼 본허가 윤곽이 잡히면서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신한·하나·NH농협·우리금융 등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마이데이터 추진 의지를 공고히 다졌다. 이들은 올해 공통적으로 금융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를 디지털화·플랫폼 경쟁으로 꼽으며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맞서 마이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그룹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금융권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자축하기보다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만큼, 자사 데이터를 어떻게 축적하고 활용할지에 성패가 달려 있어 치열한 두뇌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빅테크 기업이 블랙홀처럼 개발자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어 위기 의식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는 점이 회사에 호재라고만 볼 수는 없다"라며 "아직 시작 단계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마이데이터가 되려 빅테크와의 격차를 더욱 좁히고 있어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산하 은행에서 통신요금 납부와 온라인쇼핑 이력을 토대로 신용등급을 측정, 학생과 주부를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놔 큰 성공을 거뒀다. 지출이 과하면 할인상품을 알려주고, 불필요한 보험은 정리해주며, 여윳돈 규모에 걸맞은 투자를 권하는 식이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레시브는 차량 운행정보를 활용해 유연한 보험료 체계를 구축했다. 과속, 급제동 등을 삼가는 운전자는 보험료를 최대 30% 깎아준다. 국내서도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SK텔레콤 내비게이션 T맵의 안전운전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5~11% 할인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18년 5월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는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제도로, 사용자의 개인 정보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된다는 것을 천명한 제도다. 

데이터 제공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주민들에게 지역화폐 기반의 데이터 배당 제도를 시행했다. 해당 제도는 주민이 지역화폐 카드를 사용하면서 생성된 데이터를 비식별 정보로 가공해 이를 연구소·학교·기업 등에 팔아 그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화폐를 쓴 주민들에게 다시 배당하는 제도다. 데이터 제공자에게 직접 정당한 보상을 한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를 표방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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