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확진자 1명, 청정 장흥군 가보니..
[조필현의 시선] 확진자 1명, 청정 장흥군 가보니..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1.02.18 14:23
  • 수정 2021.02.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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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순 장흥군수가 18일 코로나 확진자 1명 발생과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시 50분 장흥지역에 근무 중인 요양보호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최종 판명됐다.
정종순 장흥군수가 18일 코로나 확진자 1명 발생과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시 50분 장흥지역에 근무 중인 요양보호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최종 판명됐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기준 내비게이션 거리 404km, 승용차 운전 6시간 30분. 대한민국에서 ‘흥’이 시작되는 곳 전라남도 장흥군을 지난 11일 설명절차 방문했다. 요즘 장흥군이 전국에서 ‘청정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여를 넘었어도 확진자가 단 1명만 나왔기 때문이다. 18일 현재 장흥군에 따르면 확진자는 1명이다. 전국 228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확진자 1명은 장흥군뿐이다. 전남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상당수 군민이 광주 등 주변 지역으로 출퇴근을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확진자 ‘1명’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강진, 보성, 화순, 나주, 영암 등 인접 시·군에서는 다수 확진자가 나왔는데, 유독 장흥군에서 확진자 1명만 나온 다른 이유가 있을까. 궁금증을 참지 못한 나는 직접 장흥군을 방문해 그 이유를 찾고 싶었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시 나들목을 빠져나와 30분 정도 운전하다 보니, 정남진(서울의 정남쪽에 있다고 알려진 나루터)으로 유명한 장흥군 초입에 다다랐다. 초입부터 인상적인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엄니! 아부지! 코로나가 정말 무섭다요! 설날 자식들 못 오게 하고 가지도 마시요!’라는 내용이었다. 장흥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명절 귀성객들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하면 ‘코로나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노력한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이 담긴 메시지였다. 플래카드 특유의 전라도 글귀에 입가에 웃음이 돌았다.

장흥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명절을 맞아 최대한 귀성을 자제해 달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엄니! 아부지! 코로나가 정말 무섭다요! 설날 자식들 못 오게 하고 가지도 마시요!” 글귀가 인상적이다.
장흥군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명절을 맞아 최대한 귀성을 자제해 달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엄니! 아부지! 코로나가 정말 무섭다요! 설날 자식들 못 오게 하고 가지도 마시요!” 글귀가 인상적이다.

장흥군은 설명절 연휴 동안 장흥종합병원과 장흥군보건소에서 24시간 코로나 무료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외지 출타 후 돌아오거나 외지에 있는 자녀가 고향을 방문할 때를 대비해 코로나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 행정력을 펼치고 있었다. 장흥종합병원 응급실 입구에는 보건소 직원과 군청 직원이 상주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대학생들로 구성된 ‘호루라기 방역단’ 활동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방역단은 전통시장, 터미널, 식당, 커피숍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해 호루라기를 활용해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고 있었다. 호루라기 호출을 통해 코로나에 대한 군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일거양득 효과를 보였다. 마스크가 없는 군민들에게는 현장에서 마스크를 배부했다. 또한 발판 소독매트 배포, 마을 방송, 자치경찰 TF팀 등을 만들어 코로나 청정지역 유지에 군민들이 협력하는 모습이었다. 정종순 군수가 군청 총무과에서 수시로 내보내는 코로나 방역 호소는 장흥군 전 마을 방송으로 전파되고 있었다. 장흥읍내에서 자동차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위선복 사장은 “과거 메르스 사태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많은 지역 질병이 돌았지만, 장흥군만큼은 예외 지역이었다”라며 “1호 확진자가 될 수 없다는 전 군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 고향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뿌듯해했다.

장흥군 코로나19와 관련해 모든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군청 모습.
장흥군 코로나19와 관련해 모든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군청 모습.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향우들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도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장흥군 관산읍은 설명절 동안 인사 영상을 촬영해 SNS를 통해 고향 소식을 전달하고 있었다. 김주호 관산읍장은 “코로나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지만 방심하는 순간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연휴 동안 이동을 최소화하고 될 수 있으면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1년 넘게 몸살을 앓고 있다. 유독 장흥군에서만 확진자가 적게 나온 이유는 전 군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관한 결과였다. 안타깝게도 어제(17일) 확진자 1명이 장흥군에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까지 장흥군은 확진자를 최소화해서 청정의 고향으로 남길 기대한다.

코로나 예방접종이 이뤄질 장흥군민회관 모습. 버스터미널 옆에 있다.
코로나 예방접종이 이뤄질 장흥군민회관 모습. 버스터미널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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