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을때 야금야금…암호화폐 채굴 나선 PC방
손님 없을때 야금야금…암호화폐 채굴 나선 PC방
  • 박영근 기자
  • 기사승인 2021-02-20 15:17:34
  • 최종수정 2021.02.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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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직격탄을 맞은 PC방 사업자들이 최근 공석인 PC를 활용해 암호화폐 채굴에 나섰다. 특히 채굴 중 손님이 PC를 시작하면 바로 중단돼 방해를 주지 않는 프로그램까지 개발돼 일부 PC방 사업주들은 "안 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PC방 업주들이 빈 자리 PC를 활용해 암호 화폐 채굴에 뛰어들고 있다. 한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체는 이같은 흐름을 읽고 손님이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가동하고, 손님이 사용을 시작하면 중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굴 작업은 PC에 상당한 무리를 주기 때문에 부품 손상까지 야기할 수 있었으나, 이 솔루션은 손상위험성을 낮추는 기술까지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체는 "가입 PC방의 20%가량에 채굴 솔루션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은 PC 100대로 한 달간 채굴하면 현재 이더리움 가격 기준으로 예상 수익이 1000만 원에 달하고, 전기요금은 10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신 그래픽카드를 갖추지 못한 PC방들은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으로 채산성이 높은 암호화폐 '모네로'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PC방 업주들은 가게를 음식점 업소로 등록해 '배달의 민족' 등을 통해 음식과 음료 배달 사업까지 나서는 추세다.

PC방 점주들이 채굴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상승한 것도 한 몫 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지난 19일 6000만 원을 돌파하더니, 20일 기준 6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도 19일 기준 210만 원을 넘었다. 업주들은 어짜피 안 쓰는 PC, 채굴에 사용하면 영업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채굴 열풍이 얼마나 이어질 지는 미지수란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7년 암호화폐 폭등 사태때도 일부 PC방 업주들이 채굴에 나섰지만 얼마 못가 중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업주들은 암호화폐 시세 하락과 채굴로 인한 PC 손상 등이 이유로 채굴을 멈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 업체들이 채굴 산업을 주도했지만, 최근 미국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채굴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라면서 "이더리움 2.0은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검증 방식 전환이 시작됨에 따라 장기적으론 채굴 열기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