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은행원 줄이고 특성화고 디지털 인재 잡자"... 팔 걷는 금융권
"고졸 은행원 줄이고 특성화고 디지털 인재 잡자"... 팔 걷는 금융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3.02 16:24
  • 수정 2021.03.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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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직원들이 지난달 21일 취약계층 특성화고 학생 대상 디지털 인재육성을 위한 온라인 멘토링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직원들이 지난달 21일 취약계층 특성화고 학생 대상 디지털 인재육성을 위한 온라인 멘토링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직업·실습교육 감소와 채용규모 축소 등으로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취업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중 은행권은 특성화고 활성화 정책 이후 고졸출신 은행원 채용에 적극 나섰지만 이후 몸집 줄이기·디지털 전환 등 영향으로 선발 인원을 대폭 줄였다. 동시에 디지털 인재 수요는 증가한 만큼 특성화고 출신 대상 디지털 인력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습 취소·교육 격차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특성화고 인재들을 돕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1일 취약계층 특성화고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했다. 멘토링은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특성화고 디지털 인재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높은 사교육비로 인해 디지털·정보통신(IT) 기술 학습을 위한 진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특성화고 학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은 빅데이터·보안·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웹개발·인공지능 등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실무능력 개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으로 진행됐다. 특히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우리에프아이에스에서 실제 근무 중인 '선배 직원'이 참여해 실시간 채팅을 통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우리금융 측은 "전국의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언어, 빅데이터, AI, 웹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교육 수강권을 지원하고, 우리금융의 ICT서비스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의 현업 직원들이 전문 멘토가 돼 디지털·IT 분야에 대한 실무 역량 배양 멘토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취업을 앞둔 특성화고 학생들과 여대생을 위한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씨티재단 후원금 약 2억7000만원을 전달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취업 특강을 듣고 다양한 기업에 종사하는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 직무·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갖는다. 자기소개서 첨삭과 실전 모의 면접 등 실제 취업 준비를 위한 지원도 제공된다. 

씨티은행 측은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2015년부터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여대생을 위한 정보기술(IT) 진로 취업 교육과 장애 학생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IT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라며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전국 14개 지역 89개교에서 5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절반이 넘는 27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사진=신한은행]

 

금융권의 특성화고 지원은 디지털 전환 기조와 맞닿아 있다. 영업점 축소와 비대면 거래 확대 등으로 국내 5대 은행의 신입 행원 공채 규모는 2019년 2300여명에서 지난해 1600여명으로 30% 넘게 줄어들었지만,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력 채용은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 국민, 우리, 농협은행은 모두 디지털 ICT(정보통신기술) 인력을 따로 채용했다. 디지털 인력 채용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원하는 수준의 인력 확보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은 블랙홀처럼 개발자·금융권 출신 인력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토스 또한 전 직장 연봉 1.5배·최고 수준의 복지 등을 내세워 금융권·IT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은행권은 되려 보수적 문화에 싫증을 느낀 직원들이 다른 기업으로 이탈하는 '인재 엑소더스(Exodus)' 문제를 겪고 있다. 

이같은 문제 의식에 따라 은행권은 특성화고 디지털 인재 육성, 나아가 별도의 채용절차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최초로 디지털·ICT 특성화고 대상 수시 채용에 나섰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019년 취임사에서 “디지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조직의 문제가 있고 인력 채용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디지털 인재 영입 방식 다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의 인사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능력이 뛰어난 고졸인재들을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고졸인재들이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언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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