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연기금 순매도 멈춰라" 국민연금 매도 규탄 집회
국민연금이 주축인 연기금이 43일 연속 순매도로 역대 최장 순매도를 기록중인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위해 앞으로 24조원을 더 팔아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순매도를 멈추라고 반발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13조961억원 어치 팔았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날까지 43거래일 연속으로 팔아치우면서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장 초반에 연기금은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후반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증시의 주요 버팀목으로 불리는 연기금은 국민연금이 대표적으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체국보험기금 등이 들어간다.
국민연금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올 연말 자산배분 목표치인 16.8%에 맞추려면 23조7000억원 가량을 더 팔아야한다는 전망이 나오자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말 개인주식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4일 전주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집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두 차례 열리고 한투연 회원 3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국민연금은 규정상 주식 비중을 목표의 5% 범위에서 조정해 운용할 수 있다"라며 "연말까지 완급을 조정하면서도 과매도를 하지 않고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주식 자산을 전체 자산의 일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는 176조6960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 중 비중은 21.2%다. 올 연말 목표치 보다 4.4%포인트 높다.
국민연금이 이같은 속도로 순매도를 한다고 가정하면, 올 6월까지는 주식을 계속 팔아야 연말 목표치에 도달한다.
반면, 해외 주식과 해외채권,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23.1%, 5.4%, 10.9%로 연말 목표 비중(해외 주식 25.1%, 해외 채권 7.0%, 대체투자 13.2%)에 못 미쳐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스피 대형주의 강한 상승세로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더 높아졌다"라며 "동시에 채권 등 다른 자산 수익률이 국내 주식보다 낮은 상황을 지속하면서 연초부터 빠른 비중 조절을 유발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기금의 올해 일평균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 초에 목표 비중 달성이 가능하다"며 "비중 목표 시점이 연말이고 코스피의 연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동시에 고려하면 연기금 순매도 속도는 6월 전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기금은 올 2월 들어 에쓰오일 주식을 1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곳이다. 이어 롯데케미칼, KT, LG디스플레이, SK바이오팜 등도 500억원 이상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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