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수주에 조선호황?…수주잔량‧현장 무시한 ‘수박 겉 핥기’
잇딴 수주에 조선호황?…수주잔량‧현장 무시한 ‘수박 겉 핥기’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1.03.02 17:57
  • 수정 2021.03.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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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조선 빅3’ 수주목표 미달, 일감부족
릴레이 수주...2022년 말에야 영업실적 반영
“2년치 수주잔량 미확보 시 조선업 영업타격”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사진=임준혁 기자]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사진=임준혁 기자]

지난해 말부터 국내 조선사들이 신규 수주물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지만 1~2년전의 부진한 수주실적 탓에 올해는 도크를 채울 걱정과 함께 조업감축 등 암울한 시절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조선 훈풍이 분다’는 낙관론은 조선산업의 실상을 잘 모르는 데서 나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83억7000만달러, 지난해 72억1000만달러의 수주목표를 각각 세웠다. 하지만 실제 수주액은 2019년이 68억8000만달러, 지난해 56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주 목표 달성률은 2019년 82.1%, 지난해 78.2%에 각각 머물렀다.

삼성중공업 역시 2019년 78억달러, 지난해 84억달러의 수주 목표에 실제 수주는 각각 71억달러, 55억달러에 그쳤다. 수주 목표 달성률 역시 각각 91.0%, 65.4%에 머물렀다.

한국조선해양도 2019년 159억달러, 2020년 110억달러를 수주목표를 설정했지만 각각 130억달러(2019년), 91억6000만달러(2020년)를 수주하는데 그쳐, 2년간 목표 대비 82~83%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저조했던 수주 실적은 올해 일감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상 조선업은 선주사가 조선소에 배를 발주해야 일감이 생기는 주문형 조립산업으로, 설계·자재 계약 등 절차를 거쳐 ‘스틸커팅'(강재 절단)을 시작으로 하는 건조 착수까지 수주 후 보통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 대금 역시 건조 과정에 따라 나눠 지급되고 선박을 인도해야 잔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난 연말과 올해 초 빅3 조선사가 몰아치기로 수주한 선박이 매출 등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주가 적었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4척 건조에 이어 올해는 건조 척수가 22척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수주잔량(남은 일감)이 2년치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도 중인 중견조선업체는 일감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1월 KHI-유암코 컨소시엄과 2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하며 재기의 기반을 마련한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신규 수주가 거의 없어 현재 수주잔량이 5척에 불과하다.

조선소 일감부족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될 전망이다.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에 따르면 경남에는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조선기자재업체가 1200여 곳에 이르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의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의 신규 수주가 급증하고 있지만 조업물량은 시간차가 있어 조선업계 전체는 적어도 내년 초‧중반까지는 경영상황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는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과감히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규 수주 시황 개선에 대해서도 무조건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고 고무돼서는 안 된다”라며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러시는 2022년 기준 수주잔량을 채우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불리하게 선주측에 제시해 곳간을 채운 셈”이라며 앞으로 2년여의 기간 동안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잔량(남은 일감)을 확보하는 게 생존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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