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차규근 영장에 '이규원 허위공문서 공범' 적시
[단독] 檢, 차규근 영장에 '이규원 허위공문서 공범' 적시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3-03 00:05:32
  • 최종수정 2021.03.03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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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혐의만 10가지 넘어
차규근 출입국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사진=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금(出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첩을 하루 앞둔 2일 차규근(사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검찰이 청구한 차 본부장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10개가 넘는다. 핵심 죄목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차 본부장이 출입국 수장으로서 출입국관리시스템 전산망 접근권한을 남용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출국심사과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인 '김 전 차관 출국정보 무단조회'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정보분석과 직원들에게 김 전 차관을 출국규제자 신분으로 조회하게 한 혐의도 기재됐다. 출국규제자 조회는 통상 대테러범을 대상으로 하는데 당시 김 전 차관 신분은 피의자가 아닌 민간인 신분이었다. 이 밖에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혐의 등이 적용됐다. 

차 본부장이 받는 범죄사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다. 해당 혐의는 2019년 3월 23일 새벽 0시 8분, 김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에게 우선 적용될 것이 분명했던 까닭이다. 수사팀은 차 본부장이 그해 3월 20일 당시 박상기 법무장관이 주재한 '5인 회의'에서 이 검사에게 출금요청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했다고 봤다. 당시 회의엔 차 본부장 말고도 김오수 차관, 윤대진 검찰국장, 이용구 법무실장(현 법무차관)이 참여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차 본부장에게 장관 직권으로 출금하는 방안을 포함 진상조사단 명의로 출금이 가능한지 물었고 그는 "선례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출금 요청과 내사번호 생성 권한이 없는 이 검사가 출금을 요청한 문서를 승인한 당사자인 차 본부장에게 허위공문서 혐의 공모관계가 넉넉하게 인정된다고 수사팀이 결론 낸 것이다. 이 검사는 당시 서울동부지검으로 파견명령을 받았지만 검찰총장 감찰권을 위임받은 진상조사단 내부위원에 불과했다.  

이 검사가 작성한 긴급출금요청서에는 2013년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을 '혐의없음'에 따른 불기소처분한 사건번호가 적혔다. 법적으로 적을 수 없는 사건번호로 공문서를 작성한 대목이다. 검찰은 해당 사실을 차 본부장이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차 본부장은 긴급출금 사후 승인에 필요한 행정서류인 긴급출금승인요청서를 23일 새벽 이 검사로부터 직접 받았는데 이때 이미 위법 정황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수집된 결과다. 수사팀은 출국심사과 직원 휴대전화에서 차 본부장이 보낸 당시 문자를 확보했다. 여기엔 "사건번호가 다름"이란 내용이 있는데, 출금요청서 사건번호와 출금승인요청서 사건번호가 다르다는 걸 차 본부장이 알았음을 의미한다. 당시 출금승인요청서엔 동부지검 가짜 내사번호가 적혔다. 출금요청서에 무혐의 사건번호를 적어 위법성을 늦게나마 의식한 이 검사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도 차 본부장은 23일 오전 9시 54분 긴급출금을 최종 승인한다. 차 본부장 지시에 따라 이 검사가 보낸 출금승인요청서 사진을 전달받은 출국심사과 직원 김모씨는 낮 12시 31분 전산망에 동부지검 내사번호를 입력했다. 이렇게 김 전 차관 긴급출금에 필요한 사건번호는 약 12시간 만에 바뀐다. 검찰은 범행 은폐 목적으로 허위공문서가 재차 만들어지고 승인된 것으로 보고 이 둘의 공모관계가 충분히 성립한다고 결론 냈다.  

수원지검은 3일 대검찰청을 통해 수사대상 중 이 검사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피의자가 검사인 사건만 떼어내 공수처에 잠시 넘겨준다는 방침이다. 대검은 지난달 말부터 공수처와 사건을 재이첩받는 형태로 수사를 검찰에서 계속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공수처법 제25조 2항은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공수처에 이첩한다'고 정하는데 공수처는 아직 수사조직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에게는 안양지청 형사3부가 2019년 6월 이 검사 비위를 포착한 뒤 감찰 착수를 위해 수원고검에 보고하려했지만 못하게 막은 혐의(직권남용)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세 차례 출석요구에도 소환조사를 받지 않은 이 지검장은 지난 26일 "사건과 관련하여 안양지청 등 수사관계자와 직접 연락한 사실이 전혀 없고, 관련 협의도 한 사실이 없다"는 서면진술서를 수사팀에 제출했다. 이 지검장은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고, 검사 수사를 위해선 반부패부 보고가 필요한데 이같은 보고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 지시를 받은 반부패부가 당시 안양지청 수사팀이 이 검사 비위를 자세하게 적은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 비위 혐의 관련 보고' 문건을 수원고검에 보고하지 못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계속해왔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이 해당 내용을 문무일 당시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무유기죄 적용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 지검장과 이 검사는 혐의 부인과 함께 본인 사건 공수처 이첩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차 본부장 역시 관련 혐의를 전면부인하고 영장 청구 직후 사건관계인 자격으로 수사 계속 여부 등을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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