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질과 음식
[칼럼] 체질과 음식
  • 위키리크스한국
  • 기사승인 2021-03-04 15:44:13
  • 최종수정 2021.03.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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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긴 모습을 보고 어떤 체질인가를 알고 체질에 적합한 식생활을 해야
[한의사 최규정]
한의사 최규정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의술을 행함에 있어 체질의 차이를 인정하는 방식과 그렇지 않은 방식이 있다.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상한 음식을 먹고 복통 구토 설사가 났을 때는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수액을 놓게 되는데, 이 경우는 체질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거의 같은 방법을 적용하고 효과도 양호하다.

그런데 찬 것을 먹고 배탈이 났을 때는 항생제나 소화제를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다. 이때는 배를 따뜻하게 하고 속을 데우는 약초를 달여 먹어야 하고, 매운 음식이나 옻닭 같은 열이 많은 것을 먹고 탈이 난 경우에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약재로 치료를 해야 한다. 유사한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를 달리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어떤 사람은 찬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괜찮지만 맵고 열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금방 탈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매운 음식은 괜찮은데 찬 음식을 먹으면 금방 배가 아픈 사람이 있다. 이런 현상을 관찰하고 치료 의학으로 발전시킨 것이 체질의학이다.

즉 선천적으로 열이 많은 위장을 타고난 사람과 차가운 위장을 타고난 사람이 있듯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서로 다른 내부 장기의 특성 때문에 발현되는 차이를 일컬어 체질이라고 한다. 유사한 증상이라도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도 다르고, 치료도 다르고, 적합한 음식도 다르다.

육식과 채식도 체질로 설명할 수 있다. 자연 생태계에는 육식동물과 채식동물이 있는데, 육식동물의 특징은 위 간담 췌장이 크고 소장 대장의 길이가 짧다. 가끔씩 먹는 고기를 한 번에 많이 담기 위해 위가 크고, 지방을 잘 소화시키기 위해 간 담 췌장이 크고, 부패하기 쉬운 육고기 잔여물을 빨리 배출하기 위해 장의 길이는 짧다. 채식동물의 특징은 위 간담 췌장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소장 대장의 길이가 길다. 식물이 소화 흡수되기 위해서는 위 보다는 장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긴 것이다.

사람도 위 간담 췌장이 크고 장이 짧은 육식 친화적인 사람과, 위 간담 췌장이 작고 장이 긴 채식 친화적인 사람이 있는데, 육식 친화적인 사람은 위 간담 췌장이 크게 자리 잡기 위해 흉곽이 크고 두텁고, 장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요추의 길이도 짧다. 반면에 채식 친화적인 사람은 흉곽이 날씬하고 요추의 길이가 길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골격을 보면 그 사람이 육식 친화적인지 채식 친화적인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은 기본적으로는 채식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약간의 차이로 육식을 조금 더 해도 되느냐, 아니면 가급적 채식 위주의 식사가 더 적합한가 하는 차이이다. 육식동물은 콜레스테롤을 무한대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기만 먹고 살아도 아무 문제없지만, 사람은 제아무리 육식 친화적이라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콜레스테롤은 감당하지 못하므로 사람이 육식동물처럼 고기를 많이 먹으면 혈관질환을 피할 길이 없다.

사람은 원래 채식에 적합한 생명체였으나, 오랜 세월동안 조금씩 육식을 하게 되면서 육식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도록 진화했으며, 지역적 특성과 환경적 유전적 차이로 육식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차이가 벌어졌으며, 그 차이는 외형과 골격에 드러난다 하겠다.

육식 친화적인 체질은 육식을 먹도록 진화되었으므로 어느 정도의 육식은 해야 한다. 이 체질인 사람이 너무 과하게 육식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예 육식을 안 하는 것도 맞지 않다. 채식 친화적인 체질은 가급적 채식 위주의 식사가 적합하며, 육식은 기름을 제거한 살코기 위주로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처럼 내가 생긴 모습을 보고, 어떤 체질인가를 알고, 체질에 적합한 식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의사 최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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