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오면서 상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상장사들은 주총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법 개정으로 전자투표 도입 또는 온라인 주총을 병행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는 추세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말 주총을 여는 308개 상장사 대상으로 '2021년 주총 주요 현안애로'를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사업·감사보고서 사전제공의무 부담이 59.1%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코로나 방역의무 부담 36.4%, 의결정족수 부족위험 17.5%, 임원선임 관련 분쟁 12% 등을 호소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정기 주총 일주일 전까지 주주에게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공해야한다. 이전까지는 주총 개최 이후인 3월 말까지 제출하면 됐다. 마감시한이 약 2주 앞당겨진 셈이다.

이에 상장사 67.2%가 외부감사 보고서 조기 확정에 따른 일정상 부담을 호소했다. 또 시기상 확정지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아 추후 정정고시 대란이 생길 것으로 보는 기업도 50.6%로 나왔다.

올해 주총의 또 다른 부담은 대주주 의결권이 최대 3%까지만 인정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의무다. 이번 조사에서도 상장사 3곳 중 1곳(36%)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의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긍정적 영향이 있다는 답변은 4.2%였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외부감사인 지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54.3%로 나왔다. '과거 감사법인은 문제 삼지 않던 사항까지 엄격하게 감사한다'가 37.1%, '새 감사법인의 회사파악 미흡'이 32.9% 등으로 나타났다. 외부감사인 지정제도는 상장사가 6년 연속 감사인을 자유선임할 경우 다음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이와 함께 앞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주총 일반 결의 요건 중 총주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이 면제돼 의결정족수 부족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투표제를 이미 도입했다는 기업이 46.1%고, 올해 주총에 도입하거나 향후 검토하겠다는 곳이 약 30%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온라인 주총을 여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오는 17일 주총을 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온·오프라인으로 주총을 병행하기로 했다. SK그룹도 온라인 중계를 계획중이며, 현대자동차는 오는 24일 정기주총을 온라인 생중계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jh22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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