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신간]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1.04.05 10:33
  • 수정 2021.04.05 0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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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33일을 걸으며 만난 산티아고 블루’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표지 [마음의숲 제공]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표지 [마음의숲 제공]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는 저자 김인식이 66세에 동창 네 명과 함께 세계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존 뮤어 트레일을 완주한 기록이다. 마음의 숲 출간.

4,000미터 이상의 험산 준령이 90여 개나 되는 미국의 시에다네바다산맥을 넘어야 하는 존 뮤어 트레일은 젊은 사람도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야성의 길’이다.

이 길을 27일 동안 가이드나 포터의 도움 없이 올랐다. 저자는 이 길을 걸으며 사회와 일상생활에서는 발휘할 일 없었던, 거친 호흡을 내뿜게 만드는 야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70세, 이번에는 혼자서 ‘영성의 길’이라 불리는 800킬로미터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했다.

다음은 그가 출판사 측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70대라고 하면 은퇴해 집 근처에서 소일거리 하며 시간을 보내는 노인을 상상하는데, 작가님께서는 그 편견을 완전히 깨버리는 여정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래서 나이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만…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세월입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늙어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하늘의 섭리입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익어가고 늙어가는 것이 아닌 무기력하게 낡아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curiosity)이 줄어들면 그때부터 낡아가는 겁니다.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귀찮아하면 낡아가는 것이지요. 저울추가 호기심보다 귀차니즘(lazism)에 기울기 시작하면 낡아가는 것입니다. 인생길, 아름다운 완주를 원한다면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겁니다.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을 비롯해 중국의 차마고도, 호주의 라라핀타(Larapinta) 트레일까지 수많은 길을 걸었다는 화려한(?) 전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작가님에게 있어 걷기란 출퇴근길이나 등하굣길에 걷는 것이 전부인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걷기와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걷기’라는 한 움직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놀랍게도 저는 차이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걷기에는 목적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학교이든 직장이든, 시장이든 집이든, 산봉우리이든 순례지이든, 누구나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지요. 저도 그저 목적지를 설정하고 걸었습니다. 다만 그 목적지가 남들의 눈에 보기에는 조금 화려했을 뿐이지요. 분명한 것은 아무리 힘들고 멀어 보여도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목적지는 걷는 자에게 한발 한발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김인식 저자
김인식 저자 [마음의숲 제공]

트레일이든 인생길이든 걸으려면 길이 깔려 있어야 하고, 없다면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요. 작가님께서는 수많은 길을 걸어오신 만큼 걸으면서 ‘길’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사유를 하셨을 것 같습니다.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마력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벗어나기 쉽지 않은 그런 마력이요. 저는 그것을 즐거운 고행이라고 부릅니다. 인생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 인생길도 아리랑 고개 몇 개는 넘어야 하는 고행이니까요. 하지만 고행하는 중에도 우리는 행복을 갈구합니다. 그렇다면 나를 끌어당기는 마력을 찾아 나서세요.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길이 즐거운 고행이라면, 그 인생은 성공한 길일 테니까요.

이전에 존 뮤어 트레일을 걸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존 뮤어 트레일과 산티아고 순례길은 이름에서부터 상당히 다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두 길은 어떻게 다른지, 각 길에서 무엇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3년 전, 고등학교 동창 네 명과 함께 존 뮤어 트레일을 완주했습니다. 그때 우리 나이가 66살이었어요. 존 뮤어 트레일은 <스미소니언>이 선정한 세계 10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산티아고 순례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와 함께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기도 합니다. 가이드나 포터의 도움 없이 무지막지하게 크고 무거운 배낭을 직접 짊어지고 27일 동안 4,000미터 이상의 고봉이 90여 개나 되는 시에라네바다산맥을 종주하여 미국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산 정상에 오르는 도전적인 트레킹이었지요.
33일간 걸은 산티아고 순례길이 차분히 명상하는 영성의 길이었다면, 존 뮤어 트레일은 거친 호흡을 내뿜었던 야성의 길이었습니다. 두 길을 걸으며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중요시했던 지성이나 이성과는 거리가 먼, 제 안에 내재되어 있던 본성을 마음껏 표출하고 영성과 야성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끊임없이 눈이 내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벚꽃이 피는 봄이 왔습니다. ‘본받고 싶은 어른’으로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청춘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빈곤 속의 풍요’를 누린 세대라면 지금 청년들은 ‘풍요 속의 빈곤’을 겪는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취업 등 사회 진출에 어려움이 커졌지요.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청년기에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그만큼 눈앞에 무한한 여백과 가능성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에요. 절대로 주눅 들지 말고 젊은이답게 담대하게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저자 김인식 소개]
서울 사대 부고, 서울 문리대 독문학과와 남가주대학교(USC) 경영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한 무역 투자 진흥 공사(KOTRA), 한국 종합 전시장(KINTEX), 동국대학교 LA 캠퍼스,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등에서 근무하였다. 한창 일하던 시절 현대판 노마드로서 오대양 육대주를 다니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했다. 현재는 (사)CEO 지식나눔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멘토링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걷기로는 미국 시에라네바다산맥을 종주하는 존 뮤어 트레일을 비롯하여 중국의 차마고도, 호주의 라라핀타 사막 등 야성이 넘치는 코스들을 두루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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