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중도 하차...빈자리 누가 채우나
'막말 논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중도 하차...빈자리 누가 채우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4.07 15:02
  • 수정 2021.04.07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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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장, 도의적 책임 지고 연임 한달여만에 자진 사임
DLF 사태에도 버텼지만...성희롱·막말 논란에 도덕성 타격
직무대행 체제 불가피...전무이사 중 1명 유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출처=하나카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출처=하나카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이 지난 6일 오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공식 회의 석상에서 여성 혐오 표현과 임직원들을 향한 욕설 등 막말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사의 표명이다. 장 사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리스크에도 실적 반등에 힘입어 지난달 1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직위를 내려놨다. 이에 차기 대표이사 선출을 위한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일정과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6일 오후 회사의 감사위원회가 열렸다”라며 “장 사장은 감사위원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전했다”라고 밝혔다.

KBS 보도에 따르면 장 사장은 회의 중 카드를 고르는 일을 ‘와이프를 고르는 일’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다. ‘룸살롱 여자’ 같은 카드가 아닌, ‘같이 살 와이프’ 같은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또 직원들에게 "너희 죽여버릴거야" 라고 하는 등 막말도 함께 공개됐다.

이같은 발언에 금융권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는 5일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경훈 사장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무금융노조는 "하나카드 내 성희롱 문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조직문화를 바꿔나가야 할 최고경영자가 오히려 앞장서서 조직문화를 훼손시킨 셈"이라며 "김정태 회장과 장경훈 사장은 더이상 구성원들의 노고로 쌓아 올린 하나금융, 하나카드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 말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 상품인 카드를 여성에 빗대 말하거나, 여성을 남성의 잣대로 급을 나눠 이분화하는 이런 발언은 장경훈 사장의 낮은 성인지감수성과 인권 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 방지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후속 대응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장경훈 사장의 수준과 역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동아제약이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 논란으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된 만큼 하나카드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고객들은 "하나카드를 잘라버리고 싶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다만 장 사장이 조기 사퇴한 만큼 악재가 번지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표이사 자리가 공백인 만큼 하나카드는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직무대행 인사로는 하나카드 전무이사 3명(박의수, 박근영, 김성주)이 거론되고, 이중 박의수 영업그룹장 겸 기업본부장이 유력하다. 박근영 데이터총괄(CDO)는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후임 사장 선출을 위한 임추위 회의도 이른 시일 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직무대행 체제는) 곧 정해지겠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며 “후임 사장 선출을 위한 임추위는 기존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1993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하나은행 리테일본부장,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하나은행 웰리빙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지난 2019년 하나카드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1월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중징계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는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임기를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에서 전년 대비 174.4% 증가한 15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며 1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상기 논란으로 사임하며 빛이 바랬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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