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매장의 봄은 언제나…” 썰렁한 남양주 카페거리, 억장 무너지는 상인들
[현장르포] “매장의 봄은 언제나…” 썰렁한 남양주 카페거리, 억장 무너지는 상인들
  • 유 진, 최문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4-09 06:30:23
  • 최종수정 2021.04.09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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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와는 다르게 ‘텅 빈’ 카페 거리의 모습이다. [최문수 기자]
화창한 날씨와는 다르게 ‘텅 빈’ 카페 거리의 모습이다. [최문수 기자]
“거리에는 벚꽃이 날리는데 매장에는 먼지만 날려서 죽겠습니다."

백신 출시 이후 '봄 장사'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는 높아졌으나 고객들의 발길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4년째 카페 거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38)는 “이번 봄은 유난히 겨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예년 봄과는 다르게 남양주 별내에 위치한 카페 거리는 ‘정적’만이 흐른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흩날리는 벚꽃들 아래로 보이는 비어있는 카페들은 유난히 넓어 보임과 동시에 음산해보였다.

그는 “각오는 했지만 상상했던 봄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고객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재료들을 발주했지만 예상을 다 빗나갔다. 다음 달에는 발주를 훨씬 더 줄일 생각”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서울과 멀지않은 좋은 접근성, 다양한 먹거리와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매년 봄이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장사를 했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거리엔 스산한 기운만 맴돌았다. 코로나 ‘직격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카페 거리 중 가장 큰 카페, 다양한 손님들로 붐벼야할 시간이지만 썰렁한 모습이다. [최문수 기자]
카페 거리 중 가장 큰 카페, 다양한 손님들로 붐벼야할 시간이지만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문수 기자]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윤모 씨(40)는 “봄이오면 달라질거라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다”고 하소연 했다.

운씨는 “확실히 코로나 초기보다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근근이 유지만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코로나와 시간 싸움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건비도 줄이고 재료비도 줄이고… 줄일 수 있는 것들은 다 줄였는데 매출까지 같이 줄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거리에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려왔지만 카페로 발길이 이어지지는 못하는 듯 했다.

다른 카페 거리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철길 옆 카페 거리들도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영희 씨(40)는 “봄이 오면 조금은 오를까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얼마가지 않아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주로 입소문이나 SNS를 통해 새로운 고객들이 많이 온다. 하지만 지금은 근처에 거주하는 주 고객들만 자주 보고 있다. 매출은 두말할 것 없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씨는 ‘희망의 끈’은 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젊은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듬성듬성 손님이 앉아있는 모습이다. [최문수 기자]
젊은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듬성듬성 손님이 앉아있는 모습이다. [최문수 기자]

봄이 되면 철길에 놀러오는 인파들로 정신없어야 하지만 화창한 날씨와는 상반되게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풍겼다. 손님들이 앉아 있어야 할 야외 테이블에는 떨어진 벚꽃이 대신하고 있었다.

SNS를 통해 젊은 손님들이 많이 찾아 왔다는 카페 운영자 김모 씨(38)는 “1주일에 10개 정도 게시물이 올라왔었는데…”라며 “지금은 반으로 줄었다”며 털어놓았다.

김씨는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이 거리에 진입하는게 쉽지 않아 최대한 버티려 한다”고 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벚꽃을 쓸어내는 김씨의 모습이 카페 거리 상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음식을 병행해 파는 카페들은 상황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코로나19에 치솟는 물가까지 겹쳐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한 카페 사장은 “코로나까지 겹쳐 매출이 많이 떨어졌었던 겨울을 지나 지금은 날이 풀려 조금은 힘을 얻고 있지만, 바닥에서 조금 올라온 정도”라며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상권을 대표하는 카페 거리의 봄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속은 하루하루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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