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킴리아 치료 비용 5억, 노바티스 일방적 가격 선포”
[인터뷰] “킴리아 치료 비용 5억, 노바티스 일방적 가격 선포”
  • 김 선 기자
  • 승인 2021.04.12 14:38
  • 수정 2021.04.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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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약사)

한번 치료받는데 무려 5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이 국내 허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 티사젠렉류셀)’를 제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했다. 킴리아는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후 재발·불응성 BLBCL과 25세 이하의 ALL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약가는 미국에서는 약 45만 달러(5억4천만원)이며, 아시아 최초로 킴리아를 의료보험 적용한 일본에서는 3,349만 엔 (3억5천만원)이다. 킴리아는 세계 최초의 CAR-T치료제이다. CAR-T 치료제는 T세포 수용체와 암세포 표면의 특정항원 인식 부위를 융합한 유전자를 환자의 T세포에 도입한 후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지해 공격하도록 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킴리아가 워낙에 고가 치료제이다 보니 ‘치료 비용 5억원 논란’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을 만나 킴리나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 [출처=건약]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 [출처=건약]

- 이른바 ‘기적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킴리아’가 국내 허가됐다. 총평을 부탁한다.

“기적의 항암제라기보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기전)이 전혀 다른 치료제라고 표현하고 싶다. 약물이라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사실 이 약이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치료방식에 있어 기존 치료 방법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킴리아를 2017년도에 미국에서 허가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 기존의 치료방식과 완전히 다른 이 치료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 이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안정성에 대한 해결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다. 그런 과정 중에 국내 허가가 이뤄졌다. 지금 식약처가 15년 동안 장기추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조사가 어떻게 감독 되고 검토되는지 남아있는 과제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이 약을 ‘요주의 약물이다’라고 강조하고 싶다. 킴리아의 작용기전을 살펴보면은 결국에는 그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라는 세포를 다 빼서 유전자 조작된 면역세포를 넣는 것이다. 그럼 이 세포는 분열을 계속하는 것이다. 수혈받은 T세포가 치료를 받고 나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이 세포가 분열하면서 내 몸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내 면역에 대한 것을 이 T세포에 맡겨서 운영하는 것인데, 이게 10년, 15년 지났을 때 어떤 문제를 초래할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유전자 치료 방식이 새로운 암과 질병을 발생시킬 수도 있고, 그렇게 사망하시는 분도 계신다. 더 심각하게 보면 이게 젊은 사람들이 받는 치료 방식인데, 생식세포에도 영향을 줘서 2세에게도 이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규명되지 않았다. 가능성이 없다고는 해도 확실하지는 않다. 이런 문제 때문에라도 장기추적조사를 해야 하는데, 인보사 사태로 봤을 때 사실상 거의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킴리아가 새로운 하나의 방식의 접근권 문제를 안정성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 고가 약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킴리아를 끝까지 연구해서 개발해준 노바티스에서 고마운 마음이다. 하지만 연구개발에는 많은 공공의 비용이 들어갔다. 과연 이게 노바티스만의 약인지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서 만든 치료제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격 결정에 있어서 공공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환자 접근성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은 노바티스의 일방적인 가격 선포라고 보인다. 노바티스는 5억으로 팔았을 때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 같다. 그러면 그 과정에서 공공적인 통제나 작용은 왜 없는 건지 의문이다. CAR-T라는 개념도 그렇고 치료제의 초기연구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가 협력해 개발한 치료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공연구성과와 공공연구인력, 공공 지원이 없었다면 치료제 개발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 치료제의 가격 결정에 환자의 접근 가능성이라는 공익은 찾아보기 어렵다. 많은 혁신적 치료제들이 개발과정에 공적 기여가 있음에도 우리는 이를 단순히 산업적 이해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공공재원의 지원은 산업만으로 살펴봐서는 안 된다. 왜 우리는 이 치료제가 5억 원이나 해야 하고, 공공은 그 가격 결정에 어떤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인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은.

“약의 효과 측면에서도 제약회사에서 홍보하는 만큼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 약이 1차·2차 치료제를 사용했는데도 효과를 못 본 환자에게 사용된다고 한다. 그런 환자들이 이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100% 치료는 당연히 어려운 것이고 50%·70% 등의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그 결과 자체도 관찰 기간이 1년 정도 경과에 불과하다. 그럼 그 관찰 기간에서 오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 임상시험 자체는 비교군이 있어야 한다. 치료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단일군이 아니라 위약군과 대조군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약은 단일군으로 모든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대조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단일군이 가진 한계는 분명하게 있다. 치료제가 실제로 효과를 보인 것인지, 위약군에 의한 효과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효과를 기적적인 효과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이르고,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약회사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효과를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엄밀하게 판단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효과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 암도 5년 정도의 장기생존율을 보는데, 그런 장기생존율을 봤을 때 킴리아는 그것에 대한 성과가 부족한 편이다. 임상시험 중에 조기에 사망한 사람이 한 20명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그냥 질병의 악화로만 결론지어졌다. 킴리아가 단일군이기 때문에 규명이 어렵다. 그래서 그 사망도 질병의 악화로 순수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 이 중에서 몇 명은 부작용에 의한 요소가 있지 않았을지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 확실하게 없는 편이다.”

세계 최초 CAR-T치료제 ‘킴리아’.[출처=한국노바티스]
세계 최초 CAR-T치료제 ‘킴리아’.[출처=한국노바티스]

-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연히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거는 림프성 백혈병을 앓는 환자들이 자신의 경제적 지위 때문에 치료의 접근성이 바뀌는 것 자체가 비인권적이라고 본다. 정부가 보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킴리아 가격을 책정한 노바티스가 왜 가격을 5억으로 정했는지 우리는 이유를 모른다. 그러면 판매자는 판매자 관점에서 이게 왜 이 가격인지 설명해 주는 것도 필요한 것이고, 또 공공기관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적당한 가격선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그런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적절한 가격을 정하고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 치료제 가격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킴리아 만큼은 전 세계적 문제이다. 림프성 백혈병을 앓는 환자들이 수천 명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같은 경우에도 WHO가 공동구매해 평등하게 보급한 것처럼 킴리아에 대해서, 혹은 앞으로 나올 CAR-T 치료제에 대한 평등한 배분 문제에 있어 각 국가와 정부가 나서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과거처럼 제약회사가 정한 금액에 건강보험을 적용할지 말지 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가 고민할 일이다. 즉, 가격에 대한 고민과 효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건보 이후 논의될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으로 킴리아가 의약품이냐, 아니냐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전에는 생산시설이라는 곳이 따로 있었다. 거기서 그냥 치료제를 판매하면은 바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 지금 이 약은 뭔가 수술 같은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외부에서 내 몸에 간을 이식한다면, 그건 간이식 수술이다. 킴리아는 우리 몸에서 T세포를 꺼내서 새로 넣는다. 그럼 이게 쉽게 의약품이라도 단정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건 수술의 영역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건 나라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걸 의약품으로 단순하게 이해해서 사용하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면 여기서 결부되는 문제가 특허 문제다. 킴리아는 온갖 특허가 걸려 있어서 언제 제네릭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만약 이게 수술이라고 판단되면은 이 특허는 하나도 문제가 안 된다. 수술은 특허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즉 킴리아를 둘러싸고 있는 특허 독점의 문제를 우리가 인정해줘야 하는 문제와 이게 치료제인지 의사의 처치 및 수술의 영역인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이런 킴리아 같은 치료제는 정부가 병원 생산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게 품질 관련된 공정을 조금 더 첨단화시켜줬으면 줬겠다. 최근 메이저 병원들이 모두 세포관리업을 등록하고, 세포배양시설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에서 세포를 추출해서 배양하고 유전자 조작을 해서 몸에 넣는 일련의 과정을 특허침해로 제약회사에 소송당한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 이 외에 다른 의견이 있다면.

“스페인 같은 경우에는 CAR-T 치료를 병원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에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까지는 확인을 못 했지만, 스페인에서는 가격 자체가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너무 당연하게 킴리아를 의약품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료적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환자 본인의 T세포, 즉 면역세포 전체를 유전자 조작된 면역세포로 갈아 끼우는 방법이다. 한국에서 이 치료제를 맞기 위해 환자는 T세포를 채혈해서 미국에 보내고, 다시 유전자 조작을 해서 한국에 보내고 그걸 해동해서 맞아야 한다. 미국 근거리에서 생산해서 사용했던 임상 결과와 실제 한국에서의 치료 효과가 같을지도 이해가 부족하다. 결국 한국에서 미국 생산시설과 동일한 조건의 치료제 생산시설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러한 유전자치료제의 엄밀 적인 특성상 그러면 한국에서 생산한 치료제와 미국에서 생산한 치료제는 같은 치료제이냐에 대한 논란도 해결하기 어렵다. 이 부분은 유럽이나 일본에서 비슷한 문제 제기가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거기에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은 필요할 거 같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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