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급성장에도 韓 핀테크 유니콘은 수년째 '토스'뿐인 이유
핀테크 급성장에도 韓 핀테크 유니콘은 수년째 '토스'뿐인 이유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4.13 16:11
  • 수정 2021.04.13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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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유니콘 기업 610곳 중 핀테크 기업 94곳...가장 많아
한국은 몇년째 '토스' 1곳에 그쳐..."척박한 금융환경 탓"
"규제 혁파·애크하이어 등 인력·기술 지원 강화해야"
KT, 차기 핀테크 유니콘기업 후보 '뱅크샐러드'에 250억원 투자
간편결제 서비스. [출처=연합뉴스]
간편결제 서비스. [출처=연합뉴스]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중 핀테크 기업이 가장 많고 투자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국내의 경우 몇년째 토스 1곳에 불과해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전세계 유니콘 기업은 610개로, 그중 94곳이 핀테크 기업이었다. 610개 전체 유니콘의 기업가치는 2조330억달러(약 2295조원)였고, 핀테크 유니콘들의 기업가치는 3770억달러(425조원)를 기록해 가장 많은 부분(18%)을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세계 핀테크 앱 사용자는 폭증했다. 전세계 핀테크 앱 사용량 조사 결과 지난해 투자관련 앱 사용량은 88%, 뱅킹과 결제 앱 통합 이용 세션 평균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핀테크 도입 지수는 67%로 2년 만에 2배 상승했다.

핀테크 기업의 성장은 유니콘 기업 개수에서도 나타난다. 핀테크 유니콘 개수는 94개로, 소프트웨어 서비스(96개)에 이어 두번째였다. 2020년 3월 60개, 2020년 11월 71개, 2021년 3월 94개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이 501개에서 올해 초 610개로 109개 늘어났는데, 핀테크는 그 중 23개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핀테크 유니콘이 4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국이 12개, 중국 8개, 인도 7개, 브라질·독일 각 4개, 호주·이스라엘 각 2개 등이었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우루과이 등과 함께 1개의 핀테크 유니콘을 보유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의 성장은 아직 요원하다. 몇년째 전세계 핀테크 유니콘 가운데 국내 기업은 간편송금 서비스 앱을 운영하는 '토스' 뿐이다. 토스가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은 2018년인데, 3년이 지나도록 다른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토스마저 부정결제·부동산 투자상품 연체 논란에 이용자들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고 있다. 토스는 작년 6월 모 온라인 가맹점 3곳에서 8명의 토스 고객 명의로 돌연 1000만원가량이 결제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당시 토스 측은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닌 이미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건이라고 해명했지만 다수의 회원들이 탈퇴를 예고하는 등 진땀을 뺐다.

또 연체·투자원금 손실 등으로 문제가 된 부동산 소액투자 서비스도 이달 30일 부로 종료하겠다는 결정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핀테크 유니콘이 탄생하지 못하는 원인은 척박한 국내 환경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원책을 늘려도 규제가 많아 함부로 손대지 못하는 사업이 많은 탓이다.

국내 핀테크 사업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금융 시장과 같은 수준에서 1000개 이상의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 관련 규제가 적용된다. 한국 금융 산업을 두고 최악의 환경이라는 혹평까지 나온다.

나수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개최된 'COVID19 전후 한국 벤처붐의 평가와 미래과제' 세미나에서 "전세계적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 역시 핀테크와 소프트웨어 유니콘기업이 다수 등장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핀테크 유니콘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규제측면에서의 점검이 필요하다"며 "과감한 규제혁신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규제에 막히지 않도록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동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형금융사가 핀테크 기업 인수에 뛰어들게 되면 경쟁을 자극해 시장에 발전을 불러오는 메기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의 지각 변동을 주도한 '게임 체인저'였다면 금융사들 역시 M&A를 통해 메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과의 형평성 논의에서 나아가 시장을 휘어잡아야 하는 만큼 사업 다각화는 필수라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선 자사 액샐러레이터 등을 통한 스타트업 애크하이어(acq-hire)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크 하이어는 인수(acquisition)과 고용(hire)을 합친 단어다.

인재를 얻기 위해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창업 기조 확산으로 '인재 품귀' 현상이 가속화되자 기업들이 시작한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는 모두 인재 확보 차원의 애크하이어 전략이었다. 

한편 비금융사인 KT는 금융데이터 사업 강화 차원에서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연합인포맥스 보도에 따르면 KT는 뱅크샐러드가 추진하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에 약 250억원 규모로 투자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KT가 투자 이후 뱅크샐러드 지분 약 6% 정도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샐러드는 차기 핀테크 유니콘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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