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야의 슈퍼 루키에서 진일보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협업을 추진하고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스타트업 리비안에 배터리 납품을 공식화한 것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국내외에서 2년 동안 영업비밀 등 분쟁에 집중한 사이 실리를 추구했고,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으로의 외연을 확장한 공식 낭보는 미국에서 전해졌다.

14일 외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아마존, 포드 자동차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정확한 공급 물량이나 스케쥴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비안은 올해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 차량에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J.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모듈·팩 설계가 적용되는 삼성SDI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 스캐린지 CEO가 지난 2009년 창업한 전기자 스타트업이다.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력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제2의 테슬라'로 불리기도 한다.

리비안은 2018년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 R1T와 R1S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출시일이 올해로 지연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리비안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해 협력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SDI는 현대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할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도 나섰다. 그동안 현대차는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쟁에 나서면서 수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채택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 거래해왔다.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현대차의 전기차 통합 플랫폼(E-GMP) 3차 물량 수주전에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과 함께 참여했지만 초기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종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CATL이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CATL도 삼성SDI와 같은 각형 배터리이지만 배터리셀이 아닌 모듈 형태로 납품하기 때문에 사용에 제약이 없었다"면서 "현대차의 중국 전기차 모델에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삼성SDI와 현대차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 협력 소식은 이 같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회동한 이후 양사 간에 협력 강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현대차그룹 신형 하이브리드카 7종에 탑재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급과 관련된 부분까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의 상용화와 안전성,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30개 이상의 자동차 전기화 프로젝트에 핵심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됐다. 삼성SDI의 배터리는 Fiat 500e(순수 전기자동차), BMW i3(순수 전기자동차), BMW i8(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 제조사들의 다양한 전기자동차에 공급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ljh6413@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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