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차량용 반도체 대란...실적 반등 ‘공든탑’ 무너질라”
철강업계, “차량용 반도체 대란...실적 반등 ‘공든탑’ 무너질라”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1.04.16 18:21
  • 수정 2021.04.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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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發 ‘도미노 타격’ 우려...국내외 자동차 생산 차질 잇따라
열연강판 가격 조정 예상...철강사 실적 상승세 지속여부 안갯속
포스코 열연강판 공장. [출처=포스코]
포스코 열연강판 공장. [출처=포스코]

전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국내외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가운데 철강업계도 반도체發 악재가 겹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완성차 제작에 제동이 걸리면서 자동차 강판과 자동차, 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을 만드는 철강사들도 '도미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20.06% 증가한 1조552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후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19년 3분기 후 처음이며 1조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10분기 만이다. 현대제철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50억원 내외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 여부는 현재 불거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는 올해 수출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연관 산업인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실제 자동차 강판 뿐 아니라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철강재인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가격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톤당 100만원을 돌파하며 철강사들의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문제로 자동차 생산이 줄면 당장 열연강판 가격부터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최근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철강업계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TV, PC, 스마트폰, 서버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어 향후 해당 제조업체들의 감산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영향으로 완성차 생산이 지연되면 강판 납품에 영향이 올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아직까지 수요가 줄어든 건 아니어서 사태가 장기화 될 지 여부를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반도체 이슈가 일시적으로 아쉽기는 하지만 소비 감소에 따른 생산 감소 우려가 아니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일본산 특수강봉강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수요가 철강사의 가격 인상을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은 호재"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이 멈추는 상황이 올 수 있어 강판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지적도 나온다. 강판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이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가격 하락을 불러와 모처럼 개선된 철강사들의 실적이 다시 곤두박질 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철강업계의 이같은 우려를 자아낸 상황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수요 예측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초중반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절벽'을 경험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재고 관리비 절감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대거 취소한 게 문제의 불씨가 됐다는 것.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부품업체의 주문이 줄자 반도체 제조업체도 차량용 생산량을 축소했는데 백신 개발과 초저금리 정책을 발판으로 차량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가 부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계가 줄어든 차량용 반도체 수요 대신 노트북, 스마트폰 등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비대면 수요에 맞춰 생산품목을 조정했는데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자동차 시장 수요는 당초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13% 감소한 데 그쳤다.

문제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생산품목을 한번 바꾸면 다시 생산품목을 변경하기까지 최대 한 달에서 한 달 반 가량이 걸린다는 점이다. 일부 반도체 제품은 주문을 넣은 뒤 공급받기까지 300일 정도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공급망 구조는 최악의 경우 3~4분기까지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면 강판 납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사태 장기화로 전체 누적 생산량이 감소하면 전후방 산업도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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