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 신한금투 대표, 능력검증 적신호...곳곳에 '구멍’
이영창 신한금투 대표, 능력검증 적신호...곳곳에 '구멍’
  • 최낙형 기자
  • 승인 2021.04.20 18:06
  • 수정 2021.04.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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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호텔리조트’ 투자 상각처리, 원금손실 불가피
위험 투자 확대‧보유 자산 위험성 노출...재무건전성 저하
잇단 내부 비위에 신뢰 회복‧내부통제 시스템 구멍 노출
[출처=신한금융투자]
[출처=신한금융투자]

라임사태 등으로 위기에 처한 신한금융투자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1년여가 지난 이영창 대표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이 대표는 라임펀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병철 대표의 후임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신한금투를 이끌며 라임사태 수습 등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마무리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해외투자 펀드상품이 원금 손실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위험투자 확대와 보유자산의 위험성 우려 등으로 노출된 재무건전성 저하도 이 대표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여기에 최근 직원 비위까지 금융당국에 적발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강조해온 이 대표의 행보와 달리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리조트인 ‘더드류 라스베이거스’ 개발 프로젝트의 시행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함에 따라 이에 투자한 신한금투 등 국내 증권사들이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특히 신한금투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이 상품을 팔면서 또 다시 부실판매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해당 상품은 라스베이거스 호텔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한 상품으로, 신한금투는 하나금융투자로부터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 물량을 받아 개인고객에게 리테일 판매했다.

더드류 라스베이거스는 지상 68층 건물과 총 3780실의 5성급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극장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사업이다. 연면적(80만3146㎡)은 63빌딩의 7배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연결돼 연평균 660만명의 방문을 기대했다. 2007년부터 개발이 시작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됐다가 2017년 미국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 위트코프그룹이 인수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2019년 6월부터 판매된 이 상품은 만기 1.5년에 목표 수익률 5%로 설정돼 400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데다 대형 증권사가 투자한 상품이란 점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지난해 공사가 중단됐다. 현지 시행사는 선순위 대출자인 JP모건에게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고, 이에 JP모건은 갖고 있던 담보권을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중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은 모두 상각처리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순위 투자자인 신한금투의 원금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신한금투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이번 건으로 손실이 예상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의 중순위 대출은 모두 상각된 상황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대출채권을 기반으로 판매된 신한금투의 DLS 상품도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 보여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상품의 원금 손실이 확정되면 개인투자자들은 앞선 사모펀드 사태와 마찬가지로 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증권사가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불완전 판매 이슈가 다시 불거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투 관계자는 “현재 메자닌투자 주간사인 AIP자산운용이 미국 시행사와 선순위투자자인 JP모건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면서 “이 소송 결과를 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 상품은 정상적인 투자로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 불가피하게 개발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이전 불완전판매 이슈와는 다른 케이스다”며 “향후 고객의 불만이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선을 다해 대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앞세워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함에 따라 라스베이거스 투자 건에도 배상 책임을 물을 경우 신한금투는 또 다시 손실처리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이 대표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라임펀드 환매 사태로 김병철 대표의 후임으로 투입된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고객 신뢰 회복’과 신사업 추진은커녕 잇따른 부실판매 사태 해결하기에 급급해진 상황에 놓이게 됐다.

[출처=신한금융투자]
[출처=신한금융투자]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나온 경고 등 신한금투의 재무건전성 저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신한금투에 대해 “고유재산 운용(PI) 성 집합투자증권, 기업여신, 우발채무의 기초자산 특성을 고려한 고위험 자산 구성지표가 비교 대상 그룹과 비교할 때 열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으로 자산 건전성 측면의 부담이 증대돼 요주의이하 분류 여신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기가 위축돼 호텔, 테마파크, 요식업, 항공기 등 자산에 대한 건전성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신한금투의 2020년 말 기준 우발채무와 기업여신 규모는 각각 4조3357억원, 1조7590억원으로 2016년 말 각각 8690억원, 4157억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요주의이하로 분류된 신용공여(기업여신+우발채무) 규모는 7716억원으로 2019년 말 367 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 역시 2019년 말 0%대에서 2020년 말 13.8%로 상승하는 등 자산 건전성 지표도 저하됐다.

보유자산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판매방식의 위험성에도 노출된 상태에서 자산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 대표의 큰 숙제여서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갈 길 바쁜 이 대표 앞에 직원의 비위 문제 등도 터져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멍까지 노출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투의 한 직원이 9년여 동안 가족 명의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혐의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 직원은 지난 2010~2018년 동안 가족 명의의 계좌로 상장사 주식을 거래했고, 회사에 계좌 개설 사실과 거래명세를 통지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해당 직원에게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등 위반에 따라 과태료 1100만원의 부과 처분을 내렸다.

이와는 별개로 금융위는 신한금투 법인에 대해서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여러 건의 성과보수형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자본시장법상 필수 기재사항인 핵심설명서 등 계약서류에서 성과보수 지급 사실과 한도 등을 기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과태료 4800만원을 부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조6000억원대의 피해를 낳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마무리가 채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직원이 자신의 직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이 같은 직원들의 비위는 신한금투가 속히 회복해야 할 소비자 신뢰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제동을 거는 중대 사안이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낙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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