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오스템임플란트 성추행 사건들, 피해자는 퇴사·가해자만 버젓이 근무
추악한 오스템임플란트 성추행 사건들, 피해자는 퇴사·가해자만 버젓이 근무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5.18 16:48
  • 수정 2021.05.18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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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성추행 사건만 3차례 발생해
회사의 안일한 성추행 대응 지적 이어져
[출처=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엄태관 대표가 이끄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최근 2년 간 성추행 사건이 3건 연속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회사는 단 한 번도 전 직원 대상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회사는 '피해자들이 퇴사를 결정한 이후 뒤늦게 제보를 해 사전에 성희롱 사태에 대한 예방을 하기 어려웠다'면서 오히려 재직 중 신고를 하지 못한 제보자들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A씨는 '물류본부 전 모 이사에게 수도 없이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는 "가디건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냐며 들춰보고, 차 마시자면서 앉힌 뒤 다리와 발로 제 다리를 사정없이 쓰다듬었다. 또 얘기하는 내내 본인의 발을 제 무릎에 올려놓기도 일수였다. 이외에도 살이 빠졌다면서 허리를 만지고, 배가 나왔나 보자며 배를 만졌다. 옷에 뭐가 묻거나 흘리면 손을 갖다 대며 만져보고, 술자리에서 남자직원들과 강제로 빼뺴로 게임을 시키는 등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매일이 성추행의 연속이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이어 "전 모 이사는 평소 저에게 '딸 같아서 그런다'며 성범죄자들이 하는 말을 하며 얼굴을 쓰다듬고 귀를 만졌다"면서 "그가 차 마시자는 말이 공포로 다가올 정도로 무서웠고, 점심시간에 전 모 이사로부터 도망다니기 바빴다. 화장실에 숨어있을 때도 많았다. 전 모 이사 차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제 자리에 앉아있을 정도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모 이사의 이같은 성추행이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여직원들에게도 자행됐다고 전했다. A씨는 "저 뿐만 아니라 동료 여직원들이 그의 성추행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분노했다"면서 "그러던 가운데 지난 토요일 저녁 8시30분 경 전 모 이사가 저희 집 근처에서 맥주 한 잔 하자고 했다. 저녁 10시가 지나면 자취방에서 한 잔 더 하자고 할 것 같아서 일요일 점심으로 시간을 바꿨다. 그렇게 당일 점심 전 모 이사와 점심을 먹으면서 술을 엄청 빨리 먹이신 뒤 차 안에서 강제 키스를 했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누군가 계단 올라오는 소리, 눈 뜨면 전 모 이사가 눈 앞에 서 있을까봐 잠도 못자고 제 자신이 더럽게 느껴져 하루종일 토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끝으로 "제보할까 말까 수백 번 망설였고, 이같은 사실이 알려질 경우 동료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혼자 고통스러워하면서 그 순간들에 아무것도 대처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하기 싫다"면서 "조만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다. 본사는 지금 코로나19 시기에도 팀장들과 대부도에서 워크샵을 빙자한 1박2일 캠핑을 즐기고 있다. 이번 일은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로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사내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전 모 이사를 지난 17일부로 직위해제 및 발령대기 인사 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오스템임플란트 내 성추행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사내 성추행 사건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경 생산본부에서 성추행 사건이 한 차례 발생한 뒤, 같은해 연말경 마케팅본부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는 두 사건 모두 피해자들이 자진 퇴사를 결정한 뒤 제보를 실시해 회사가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연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회사는 그간 단 한 번도 전 여직원 대상 성희롱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피해자들은 성추행을 당한 뒤 모두 퇴사했으나, 정작 가해자들은 감봉과 진급누락만 당한 채 현재까지도 재직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엄태관 대표가 줄곧 주장한 '임직원 중심' 경영이 민망한 수준이다.

최준혁 오스템임플란트 실장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회사는 가해자에게 회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연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선 추가로 교육을 강화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강해서 조치를 취하고자 노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모두 퇴사하고 가해자만 살아남은 회사가 된 것 아니냐'고 묻자, 최 실장은 "결론적으론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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