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열풍 덕에 몸집 불린 케이뱅크...내외부 문제는 '산적'
가상자산 열풍 덕에 몸집 불린 케이뱅크...내외부 문제는 '산적'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5.28 16:34
  • 수정 2021.05.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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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유상증자, 자본금 2배 증가...복잡한 주주구성 부작용
가상자산 호황에 수신·고객수 급증...예대율 관리는 과제
"성장세에 비해 인력 충원 속도 더디다" 지적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되면서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가 안갯속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케이뱅크. [출처=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경영 정상화 이후 거듭된 유상증자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수신규모와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동시에 급격히 성장한 만큼 인재 채용 등 내부통제와 중금리 대출 확대·예대율 등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조24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규모로는 인터넷은행 단일 증자 중 최대다.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5429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7250억원은 신규 투자자들이 낸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케이뱅크의 납입 자본금은 9017억원에서 2조151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게 된다.

신규 투자자는 모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사(PEF)다. 먼저 MBK파트너스와 역시 PEF인 베인캐피탈이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출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1500억원, JS프라이빗에쿼티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공동 결성한 사모펀드가 1250억원, 게임회사 컴투스가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2대주주인 우리은행(19.9%)과 3대주주인 NH투자증권(10%)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증자 이후 우리은행 지분은 12.7%, NH투자증권은 4.36%로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유상증자로 주주 구성이 더욱 복잡해져 향후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증자에 앞서 수신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조4200억원 늘어난 12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점휴업에서 벗어난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1조8500억원에 불과했던 수신 잔액은 영업 재개 9개월 만에 5배 이상 증가하면서 1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 기준 제주은행의 총수신 약 5조4000억원의 두 배가량이다.

이는 가상자산 투자 열풍에 힘입어 업비트와의 제휴가 큰 효과를 발휘한 덕이다. 업비트 이용을 위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개설은 케이뱅크에서만 가능하다. 지난달 최고조로 투자 열풍이 올라온 탓에 한달간 고객 수가 146만명 늘어나며, 누적 고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2018년~2020년까지 3년간 꾸준히 유치한 고객(157만명) 규모보다 많은 수치다.

이같은 성장세에도 일각에선 보다 내실을 갖춰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뱅크가 당초 기획하던 비대면 대출상품·입출금통장 상품의 성과가 아닌 업비트와의 제휴가 만든 착시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예금 금액 대비 대출 금액(예대율)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수신잔액은 지난달 12조1400억원인데, 여신잔액은 4조6800억원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이 3조7453억원, 여신잔액이 2조9887억원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신규모만 비대하게 성장한 셈이다. 

케이뱅크와 같이 예대율이 너무 낮으면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에서도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79.8%로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인 90% 대에 미치지 못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대출 신청부터 입금까지 지점 방문 없이 하는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성장세에 비해 인력 충원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다수의 채용사이트를 통해 경력·개발자 위주의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의 직원수는 현재 300명대 후반으로 추산되는데, 직원수 1000명 돌파를 앞둔 카카오뱅크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원하는 수준의 인재를 충원하지 못하면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업비트와 제휴 이후 불거진 자금세탁방지(AML) 문제, 예대율 관리, 상품기획, 경영평가 준비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신사업 진출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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