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의 민낯 ③]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사장, 갑질 묵인 의혹·횡령 직원 자문 임명 논란
[ICC의 민낯 ③]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사장, 갑질 묵인 의혹·횡령 직원 자문 임명 논란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7.30 15:48
  • 수정 2021.07.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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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로 유흥주점 사용하다 적발된 임직원, 자문위원에 임명
김 대표, 직장 내 괴롭힘 사례 보고 받고도 적절한 조치 안 내려
행사 후 예산 남았다며 지인 업체에 결과보고서 작성 지시 의혹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 / 출처=연합뉴스]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 /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김의근 대표는 본관 한라홀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ESG 경영 선포식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방공기업으로서 윤리적 가치를 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장직에 오른 뒤 내부에서 발생한 각종 부조리 및 갑질 등의 행태를 알고도 묵인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내부 폭로가 이어졌다. 진정한 ESG경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부정행위 저지른 인물, 자문위원 발탁 ]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오 모 팀장에게 보낸 공문 / 출처=제보자]

그는 지난 2018년 ICC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같은해 12월 제주 MICE 산업 발전과 ICC제주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총 23명의 'ICC 활성화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 멤버는 교수 및 기업 대표이사 등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오 모 팀장은 과거 2014년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에서 실시한 재무감사 중 가요주점 담XX 및 유흥주점 싱X, 밸X 등에서 총 120만9000원 가량 부적절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가 걸렸다. 이로인해 그는 ICC측으로부터 1, 2, 3차 환수조치를 위한 내용증명서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부적정 사용액 중 35만 원만 환수하고 85만9000원에 대해선 묵인하다가 결국 최후통보까지 받은 인물이다. 한 ICC 직원은 "그런 그를 김 대표는 왜 자문위원으로 발탁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오 모 팀장은 회사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했고, 회사 입사 전에는 제주관광대학에서 카지노관련 교수를 역임하여 마케팅과 수익사업에서 전문가로서 인정하며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고 해명했다.

[ 갤러리 ICC 자문위원, 방역수칙 위반으로 신고 당하기도]

[일부 갤러리 참가자들이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고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를 위반한 모습. / 출처=제보자]

'갤러리 ICC 자문위원회' 역시 김 대표가 취임 한 뒤 2019년 4월16일 첫 출범한 조직이다. 박 모 제주대 교수, 강 모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 회장, 유 모 제주미술연구회 회장, 고 모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 회장, 이 모 화가 등 총 5명의 외부 인사와 김 모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무이사, 고 모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주임 등 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전시작가 공모자 심사·선정, 초대전 기획 등 전시 일정 수립, 갤러리 운영에 관한 전반적 의견 제시를 주 목적으로 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 자문위원회는 2019년 4회(4월16일, 6월25일, 11월19일, 12월13일), 2020년 2회(7월25일, 12월15일) 각각 위원회를 개최했다. ICC는 이들에게 식사비를 제외한 회의수당 52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 A씨는 "갤러리 자문위원 고 모 주임은 당시 임시직 직원으로 김 대표의 비서였다"면서 "갤러리 업무는 찾아볼 수 없는 경력인데, 그가 자문으로 들어간 것도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구성된 갤러리 자문위원회는 올해 초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를 위반했다가 신고당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갤러리 ICC 자문위원회 역시 지난 2월20일 코로나19가 심각한 시점임에도 컨밴션센터 내에서 갤러리 전시회를 강행하고 참석자 60여 명에게 다과, 커피 등을 제공하고 단체 식사까지 마련했다가 국민 신문고에 사회적거리두기 위반으로 신고조치 당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란에 대해 김 대표는 "회사는 연간 갤러리 전시계획에 따라 지난 2월 개최된 전시회에서 일부 직원간 업무 소통의 혼선이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사례가 발생됐다"면서 "이후 행사개최시 철저한 방역수칙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대표는 "고 모 주임은 사내에서 갤러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실무를 지원해줄 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 양 모 실장 갑질 논란, 알고도 묵인했나 ]

[양 실장 갑질 관련 상담 결과내용이 김 대표에게 보고까지 이뤄졌으나, 양 실장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 출처=제보자]

앞서 ([ICC의 민낯 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온갖 부정행위 중심에 '양실장' 있었다") 편에서 양 모 실장의 출퇴근 조작 의혹과 직장 내 갑질 의혹을 조명한 바 있다. 당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팀은 양 실장의 출퇴근 기록 조작 정황을 포착해 ICC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양 실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저는 정확하게 보고 받은 것도 없고, 감사팀에서 공문이 왔는지도 모른다"면서 3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감사팀에서 공문을 보낸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해당 조사는 중단된 상태로 파악됐다. 이는 양 실장의 부조리 행위를 알고도 엄중한 조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양 모 실장은 자신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퇴사했던 직원 A씨에 대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혀 모르는 내용이지만, 상담 내용이 유출됐다면 그건 직무상 비밀 누설이다. 혹여라도 그 내용에 대해 언급된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다솜분석심리연구소가 2019년5월8일 작성한 자료와 고충상담위원에서 작성한 처리 과정 및 결과에 따르면 고충상담위원장은 해당 사건을 최종 대표이사에게 보고했다고 기재돼있다. 그러나 양 모 실장이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한 만큼 김 대표가 중간에서 해당 사건을 무마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직원의 고충 상담은 담당자 외에 대표이사도 임의로 볼 수 없는 비밀사항이다. 당시 1차로 피해자와 고충상담 위원장의 면담을 거쳐 2차로 고충상담원을 포함,고충처리위원장과 보고 및 회의를 거쳐 피해자가 원하는 근무지로 발령조치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양실장의 갑질과 관련해서 별도로 재발방지 구두 경고를 하였으며, 가해자 조치에 대한 구체적 제안은 없었어서 해당조치가 종료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갑질을 알고도 묵인한 것은 아니며, 향후 갑질행위 재발시 적극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갑질 논란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한 양 모 실장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대목이다.

[ 예술공간 오X, 결과보고서 조작 의혹 ]

[결과보고서를 조작한 의심을 받고 있는 오X 업체 / 출처= 오X 홈페이지]

ICC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19년10월12일~14일까지 진행된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진행 이후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남게되자 "다 쓰게끔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B씨는 대화 도중 "6차 산업 끝나고 정산 과정에서 예산이 항목별로 사용되다보니, 예산이 남는 항목이 있었다. 윗분들은 총 얼마가 남았는지만 봤고, 남는 돈은 사용하게끔 하라고 행사가 다 끝난 뒤 지시했다"고 했다.

B씨는 이어 "규정대로라면 행사가 끝나면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있다. 이에 윗분들은 항목 중 결과보고서 작성쪽에서 기존 금액보다 더 올려서 예산을 태우라고 했다"면서 "결과보고서 작성 업체는 위에서 한 곳을 찍어줬다. 제 기억엔 700만 원이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업체가 행사를 봐야 결과를 아는 것 아니냐. 그래서 결과보고서를 ICC 모 대리가 다 작성해줬고 그걸 그냥 제출해도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만들줬다"고 털어놨다.

B씨는 또 "이렇게 전달된 보고서에서 모 업체는 표지만 바꿔서 결과보고서를 ICC가 작성한 것 그대로 넣었다"면서 "이 지시는 양 실장이 이야기했으나, 나중에 양 실장이 발을 빼려고 했었던건지 김 대표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이걸 계획했던 것이다. 계약금 700만 원의 출처도 어디로 흘러갔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실 확인 결과, 실제로 B씨의 주장처럼 ICC 측은 2019년 12월19일 예술공간 XX라는 회사에 7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ICC 측이 정산한 농촌융복합 6차산업 국제박람회 내역 중 일부 / 출처=제보자]

아울러 예술공간 XX 오 모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9년도 ICC에서 주관한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결과 보고서를 저희가 담당한 것이 맞다"면서 "김 대표와는 예전에 연구소에 있을 때 대표와 실장 관계로 있었다"고 말했다. 오 모 대표에게 'ICC 행사 참석을 못하시지 않았느냐. 사진 보내드리면 만들어주시냐'고 묻자, 그는 "맞다"면서 "원하는 통계값 항목을 이야기해주면 분석해서 드릴 수 있다. 참가 인원수나 만족도도 (수치를) 늘리는 게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이는 곧 돈만 주면 원하는대로 정해진 실제 수치까지 임의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엇다.

김의근 대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달 6일 임직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ICC JEJU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권보호 ▲공정거래 ▲부패방지 프로그램 활성화 ▲이해관계자와의 적극적 소통과 사회적 역할 증진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한 경영활동 지향 등을 발표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오는 9월6일 임기를 마치고 다음날인 7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복직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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