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檢형사부 직접수사 장관 승인' 카드 철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대전시 서구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식재산(IP) 창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검찰 지청 형사부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려면 법무장관 승인을 받게 한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이 백지화됐다.

법무부는 1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2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검찰청법 제8조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한다'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란 논란이 제기된 장관의 직접수사 승인 부분은 배제됐다.

앞서 법무부가 마련한 초안엔 소규모 지청에서 직접 수사를 할 때 검찰총장 요청으로 법무부 장관의 승인 아래 임시 조직을 꾸리게 했다. 아울러 일반 형사부에서도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범죄에 대해서는 직접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남관 대검 차장에서 이어 김오수 검찰총장도 해당 부분 철회를 박 장관에게 요구한 바 있다. 일각에선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청와대와 법무부 입김에 휘둘려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김 총장이 조직 다잡기 명분으로 직제개편에선 목소리를 냈다고 보기도 했다. 다만 이점을 박 장관이 처음부터 계산하고 공학적으로 검찰을 밀어붙인 뒤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애초 검찰청법 위임 없이 법무부 내부 규정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할 수는 없는 까닭이다. 직접수사 범위 역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6개 분야으로 제한하면서 명분으로 제시한 게 형사부 강화여서 이번 직제개편안은 모순이란 평가가 따라왔었다. 판사 출신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여러 법안을 내놓은 박 장관이 이점을 몰랐을리는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의식했는지 박 장관은 16일 "수사권 개혁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하고 현실을 잘 반영하겠다"고 말했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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