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이란 핵협상 재개가 무르익자 거세게 반발하는 이스라엘
[WIKI 프리즘] 이란 핵협상 재개가 무르익자 거세게 반발하는 이스라엘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6.22 05:58
  • 최종수정 2021.06.22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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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새 이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투표를 마친 이후 테헤란에서 연설하고 있는 라이시 후보. [사진=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각)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새 이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투표를 마친 이후 테헤란에서 연설하고 있는 라이시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제한을 가하는 역사적 협상의 재개를 위한 회담이 계속됨에 따라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과 그 동맹 국가들을 향해 반발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사형집행인(brutal hangmen)’과 같은 정권은 핵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핵무기를 원한다는 말을 대놓고 한 적은 없다.

한편, 외교관들은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철수로 중단됐던 이란과의 핵협상 재개가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간극이 좁혀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협상에 반대한다.

이란은 지난주 금요일 극우 성향의 최고재판관 에브라힘 라이시를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9월 정식 임기를 시작할 대통령 당선자 에브라힘 라이시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며, 과거 정치범들의 처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 핵협상에 서명했던 6개 나라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이란은 중단됐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회담을 진행 중이다. 이 회담의 주요 골자는 제재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이란의 핵 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이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자 협상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 일요일 당사국들은 비엔나에 모여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위한 6차 간접회담을 가졌지만, 대표단들의 귀국 일정 때문에 산회되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 [사진=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란의 외무부 부장관 압바스 아르드치는 국영 TV에 나와, 협상을 위해 당사국들이 “그 어느 때보다 의견을 좁히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거리를 좁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엔리케 모라 EU 특사도 아르드치 부장관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기술적 문제와 관련된 진척 사항은 이제 “정치적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가안보 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제재와 이란의 의무와 관련해 아직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핵무기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최근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우라늄 농축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에브라힘 라이시가 권력을 쟁취한 이후에도 간접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왜 이 협상에 반대하는가?

이란과 이스라엘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그림자 전쟁’을 오랫동안 벌이고 있지만, 전면전으로까지는 비화하지 않고 있다. ‘그림자 전쟁’이란 선전포고를 통한 공식적 또는 직접적인 전쟁이 아닌, 자국의 개입 사실을 숨긴 채 특정 국가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거나 그 나라의 요인을 암살하는 식의 간접 전쟁을 말한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멸절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다. 2018년 그는 이스라엘을 가리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사라져야할 ‘암적 존재(cancerous tumour)’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주요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꿈꾼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오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강대국 지도자들이 정신 차리고,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를 깨달아야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사형집행인(brutal hangmen)과 같은 정권이 대량 살상 무기를 소유하도록 놔둬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적의는 최근 들어 다시 증폭되는 실정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난해 자국의 최고위급 핵과학자를 살해했으며, 지난 4월에는 자국의 우라늄 농축 시설 중 한 곳을 공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dtpcho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