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갈등’ 2금융권으로 확산...쟁점은 ‘수수료’ 아닌 ‘핀테크 종속’
‘대환대출 갈등’ 2금융권으로 확산...쟁점은 ‘수수료’ 아닌 ‘핀테크 종속’
  • 정세윤 기자
  • 승인 2021.07.28 17:53
  • 수정 2021.07.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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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은행권 추진 이후 카드사·캐피탈·저축은행 등 순차적 참여
금융권, 핀테크 플랫폼에 수수료 내며 경쟁까지...“핀테크 의존 우려”
소비자, “금리·한도 경쟁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좋은 취지” 반색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금융당국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을 둘러싸고 은행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가 연말까지 카드사·캐피탈·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2금융권 역시 ‘핀테크 종속’을 우려하며 핀테크사가 참여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모든 가계 대출 상품을 은행 방문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한눈에 비교하고 이자가 싼 대출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다.

금융위는 오는 10월 은행 18곳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게끔 추진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28일 저축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 중 신용대출을 많이 다루는 대형업체 15곳이 해당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담보대출 등으로도 확대가 된다면 더 많은 저축은행이 참여할 수 있다”며 추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앞서 시중은행과 핀테크 사이에서 핀테크 플랫폼이 가져가는 중개 수수료가 큰 화두가 되자 금융위는 중개수수료를 낮은 수준으로 동일하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테크 업체들은 대출 중개료로 시중은행은 0.4%, 2금융권은 1.5~2%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대환대출 플랫폼에선 대출이 대량으로 이뤄지는 만큼 수수료를 낮추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권이 수수료 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소비자를 설득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한 번도 언급 없던 수수료 문제를 대환대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시점에 제기했다는 것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싫어하는 부분이 금리랑 수수료”라며 “금융권이 빅테크 종속이 싫다고 하면 소비자에게 와닿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이 핀테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금융권이 대출 중개자에 지불한 수수료나 영업비용으로 들어갔던 금액의 절반 수준도 안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출 상담사나 중개인에게 줬던 기존 수수료의 25~33% 수준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2금융권인 저축은행도 수수료가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다. 단지 핀테크 업체가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 속에서 금융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면 결국 빅테크 종속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대환대출 플랫폼은 시중은행부터 카드사까지 모든 금융기관이 참여해 경쟁이 벌이지만 이 모든 상황이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금융기관이 핀테크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면 현재의 갈등이 덜하겠지만 지금 현재 상황으로 보면 핀테크 플랫폼에 금융기관이 수수료를 내며 경쟁을 하는 구조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핀테크만 밀어준다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용사들은 부실위험 등 부담해야 할 몫이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지지 않고 수수료 수익만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핀테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고객의 이탈과 유입을 놓고 전망을 달리 내놓고 있다. 카드론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고객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핀테크를 통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분위기다.

카드업계는 고객이 직접 영업지점을 찾아 상품을 구매하는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을 모집하고 영업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고객 이탈이 발생하면 손실도 함께 발생한다.

카드업계 관계자 “카드사는 고객을 모집하는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 비용을 들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핀테크를 통해 고객이 쉽게 이동해버리면 핀테크에도 추가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다 보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대체적으로 먼저 참여하는 시중은행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참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2금융권 업계 관계자는 “각 업계의 구체적인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이 안 났어도 이미 계획이 나온 상태고 시중은행은 9월부터 참여하게 된다”며 “2금융권은 은행 다음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저축은행과 은행 모든 금융기관이 다 참여해 금리·한도 경쟁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책 자체는 좋은 취지라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위키리크스한국=정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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