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최전선 ‘외상외과’, 의정부성모병원 4명 의대생 당찬 도전
생명 최전선 ‘외상외과’, 의정부성모병원 4명 의대생 당찬 도전
  • 김 선 기자
  • 승인 2021.08.03 00:05
  • 수정 2021.08.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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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장(가운데)이 의대생들과 수료식을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 선 기자]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장(가운데)이 의대생들과 수료식을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 선 기자]

생명 최전선인 외상외과는 이른바 ‘기피과’로 의대생들에게 별 인기가 없다. 의료 현장에서 매일 같이 사투는 물론이고, 밤샘 진료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러한 사투 현장에 매력을 느껴, 오히려 당찬 도전장을 내민 의대생들이 있다.

3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따르면 최근 실습을 받은 4명의 의대생들이 모두 외상외과를 지원했다.

4명 의대생은 김동희 CHA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25세), 양승유 충남대학교 본과 1학년(24세), 김세진 성균관대학교 예과 2학년(21세), 차호영 조선대학교 본과 3학년(24세)이다.

보건복지부는 '기피과'로 불리는 외상·소아심장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대생 대상으로 실습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의대생들은 외상과 소아심장 분야에 대한 실습을 경험하지 못 하거나, 경험을 하더라도 2일~3일 정도에 불과한 피상적 실습에 그치는 한계가 존재했다.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이번 사업의 수련 병원으로 지정받아, 지난 7월 5일부터 본격적인 교육 일정에 착수했다.

왼쪽부터 김동희, 차호영, 양승유, 김세진 의대생들이 이수증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 선 기자]
왼쪽부터 김동희, 차호영, 양승유, 김세진 의대생들이 이수증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 선 기자]

선발 의대생들은 FLTS(Fundamentals of Trauma Life Support·외상 소생 기본 처치술) 코스 교육을 통해 의대생들에게 외상에 대한 접근법과 환자의 도착에서 수술까지 이르는 체계적 교육을 받았다.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는 1회 차 교육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2회 차 교육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2회 차 선발 의대생들은 실습이 끝난 뒤 모두 외상외과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각 회차 별로 4인 그룹으로 운영되는 것에 따라 4명의 외상외과 지원자가 탄생한 것이다.

김동희 의대생은 “기피과 중에서도 가장 지원자가 없다고 들었던 외상외과에 관심을 갖고 지원했다. 실습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심폐소생술을 하며 이겨 내길 바랬던 환자가 사망하고, 그 순간을 함께한 보호자를 보면서 이 직업이 갖는 무게감과 사명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양승유 의대생은 “이곳에 와서 외상외과를 지망하는 의대생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오랜 시간 동안 외상외과를 지망하고 꿈꿔왔는데 현장에서만 알게 되는 지식이 있고, 사회에 전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걸 느꼈다”며 “외상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현장의 일부가 되기 전까지 지식과 술기를 꼼꼼하게 쌓고, 인식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세진 의대생은 “조항주 교수 옆에서 참관과 실습을 하면서 의사라는 직책의 무게와 사명감을 느꼈다. 의대생으로서의 지식과 술기들을 배울 뿐만 아니라, 응급 상황을 지휘하는 의사가 되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지금은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의료윤리를 가져야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차호영 의대생은 “주변 친구들은 굳이 왜 고생을 사서 하냐고 물어봤지만 생명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현장을 직접 느낄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문턱에서 선배 의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생명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2주간 같이 고생했는데, 4명 중에 4명 학생 모두가 외상외과를 지원한다고 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이번 프로그램의 주목적은 외상을 지원할 외과의사를 모집하는 면에서는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의대생들이 현장에 투입되기 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간직했던 마음이 변하지 않고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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