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韓 최고 부자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문어발식 확장의 그늘
[WIKI 프리즘] 韓 최고 부자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문어발식 확장의 그늘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08-05 10:17:13
  • 최종수정 2021.08.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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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순자산 약 15조4926억원 보유
PC방→한게임→NHN→카카오톡 개발한 입지전적 인물
순환출자 없지만 지주회사 아닌 자회사 거느리는 체제
문어발식 확장 통한 파죽지세 성장에 여러 지적 제기
김 의장이 사실상 지배하는 카카오에 견제 없어진다는 우려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최고의 부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135억 달러(약 15조4926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해 국내 1위에 올랐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순자산인 123억 달러(약 14조1179억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SDS에 재직 중이던 김 의장은 1998년 6월 대형 PC방 창업으로 IT 업계에 발을 들였고, 그해 연말인 회사를 그만두고 강남구 삼성동에 한게임을 창업했다. 그러다가 2000년 한게임을 삼성SDS 동기였던 이해진 대표의 네이버와 합병시켜 NHN 공동대표가 된다. 2007년 8월 돌연 대표직을 던지고 휴식기를 가지다가 2010년 카카오톡을 개발해 카카오를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김 의장은 네이버 창립자인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함께 국내 벤처붐을 일으킨 1세대 경영인으로 추앙받는다. 여느 대기업들처럼 승계와 상속이 일절 없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한국 최고부자에 등극한 것은 이런 사실을 방증한다.

김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시가총액 10위권 밖에 있던 카카오는 비대면 업무 상용화에 힘입어 현재 네이버와 시가총액 3위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역대 최대인 4조1500억원에 달한다. 또 작년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웹툰 등 계열사도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업 확장은 가속화될 방침이다.

그야말로 드라마같은 성장 신화에는 그늘도 있다. 카카오를 보면 김 의장 개인에게 지배구조가 기형적으로 몰려 있다. 사실상 김 의장의 막강한 지분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그만큼 김 의장의 의중이 잘 반영되지만 이를 견제할 장치도 미흡하다.

카카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김 의장이 카카오를 지배하고, 상장사인 카카오가 수십 개 계열사 지분으로 각각을 지배하는 형태다. 순환출자가 이뤄지지 않지만 롯데, CJ와 같은 지주회사 체제도 아니다. 대신 카카오가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며 인수, 분사 등을 통해 투자 규모와 진출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가 거느린 계열사는 올해 기준 118개로 웬만한 재벌그룹을 뛰어 넘는다. 올해에도 계열사를 대거 편입시키며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공개한 '2021년 5∼7월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 기간 신규 편입 계열사가 13개로 가장 많은 기업이었다. 카카오는 안테나, 예원북스, 스튜디오하바나, 엔플라이스튜디오, 파이디지털헬스케어 등을 계열사로 추가했다. 평균적으로 계열사가 매년 20개씩 늘어난다고 하니 성장세가 무섭다는 평가다.

이런 카카오를 김 의장이 14.38%, 케이큐브홀딩스가 11.43%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카카오의 1대 주주, 2대 주주인 셈이다. 케이큐브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개인회사나 다름 없다. 김 의장은 이같은 개인 지분과 회사 지분으로 카카오를 지배하고 있다. 그 뒤로 국민연금이 7%대, 중국 기업 텐센트가 6%대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이 사실상 회사를 지배하는 사례는 외국 사례를 찾아보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을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유사하다. 소프트뱅크의 대주주는 손 회장으로 지분율이 약 2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 또한 전세계 유망 벤처기업을 싸그리 인수한 끝에 자회사가 무려 1100여개를 넘는다. 2019년 기준 15조원대 손실을 내 의구심이 짙어지던 손 회장은 지난해 32조원의 수익을 거두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카카오는 구글처럼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라는 보다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또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위원회를 뒀다고 밝혔다.

카카오 제주 본사. [출처=연합뉴스]
카카오 제주 본사. [출처=연합뉴스]

그럼에도 김 의장의 막대한 지배력에 견제없는 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대기업 그룹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중 원안대로 통과된 비율은 99.6%에 달했다. 대규모 내부거래와 관련된 안건 810건 중 부결된 안건은 단 1건도 없었다. 이처럼 견제받지 않는 권한을 행사하는 상당수 총수들은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다.  

여기에 총수가 있는 재벌그룹 49곳 중 한화, 신세계, 씨제이 등 8개 그룹은 총수 뿐 아니라 2, 3세까지 계열사 어느 곳에도 이사로 등재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또한 올해 초 김 의장의 두 자녀(아들·딸)가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두 자녀에 대한 지분 증여가 승계작업을 염두에 둔 경영수업과 맞물린 게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계의 사외이사 무용론을 제기했다. 사외이사가 내부 견제와 감시 기능을 못하고 이사회 안건에 찬성만 하는 일명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사외이사가 자신의 역할을 잘 모르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무용론을 뒷받침한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모르니 경영진 뜻만 따르고 급여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거수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국이다.  

카카오는 자산 총액 10조원을 넘기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돼 있다. 그럼에도 여느 대기업과 달리 상호출자나 순환출자가 없다. 재계에선 김 의장이 자녀에게 경영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카카오가 일반 재벌과 다른 장점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의장이 지분 25%를 가지고 있는 만큼 순환출자를 하든, 하지 않든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 

이는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는 성향이 다르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7년 이사회에서 물러나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 의장은 당시 법무 담당자들과 공정위를 직접 찾아가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으로 분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총수 지정'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총수로 지정된 이 전 의장의 네이버 지배력은 주식 3.73% 보유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의식하듯 김 의장은 올해 초 개인 주식을 환원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포부다. 약속 이행을 위해 지난 6월에는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를 공식 출범시켰다. 재단 이사진에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54), 이혜영 아쇼카한국 대표(44) 등 김 의장과 인연을 맺은 사회 혁신가들이 포진해 있다.

김 의장은 “열심히 노력해도 힘든 사람들이 보이는데 외면하자니 죄책감이 들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할 수 있는 일, 카카오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데 생각이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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