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DL이앤씨 북가좌6구역 맞춤 브랜드 ‘드레브372’는 아크로다?
[팩트체크] DL이앤씨 북가좌6구역 맞춤 브랜드 ‘드레브372’는 아크로다?
  • 박순원 기자
  • 승인 2021.08.10 10:40
  • 수정 2021.08.10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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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좌6구역 재건축 단지 전경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북가좌6구역 재건축 단지 전경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DL이앤씨가 최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현장설명회를 통해 공사비 증가 없이 적용 브랜드를 ‘아크로‘로 교체하겠다고 제안했다. DL이앤씨가 지난달 제출한 북가좌6구역 입찰제안서와 상충 되는 내용이다.

이에 서대문구청은 DL이앤씨의 이번 제안이 입찰조건 변경에 해당하는 것 인지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 검토가 조건 변경으로 판단될 경우 향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위반 등 분쟁 소지가 남게 된다.

이에 대해 DL이앤씨는 앞서 북가좌6구역 제안서를 통해서도 브랜드 선택제를 안내했고 신규 브랜드 ‘드레브372’는 이미 하이앤드 브랜드급으로 설계돼 공사비 증가 없이 아크로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이에 대한 내막을 살펴봤다.

◆ 북가좌6구역 맞춤 브랜드 ‘드레브372’가 아크로다?

DL이앤씨는 신규 브랜드 드레브372가 사실상 하이앤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 설계를 위해 세계적인 거장들과 협업했고 하이앤드 상품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 조합원만을 위해 드레브372 브랜드를 런칭했고 최고의 설계를 이 안에 담아냈다”며 “이미 드레브372는 하이앤드 상품 기준에도 맞고 아크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이앤드급 상품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설명이 입찰제안서와 상충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앞서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 입찰제안서를 통해 ‘아크로 선택제’를 안내한 것은 맞지만 제안서 해당 문구에는 ‘아크로 적용 시 상품과 도급금액이 변경된다’고 명시돼있다. 권수영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대표가 현장설명회에서 “공사비 증가 없이 아크로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충돌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대표가 조합원 앞에서 직접 공언한 내용”이라며 “이는 DL이앤씨의 명예가 걸린 문제로 책임감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와 달리 최근 공사비 증가없는 아크로 적용을 공언했다. DL이앤씨는 이 과정에서 회사의 '명예'를 걸겠다고 했는데 일각에선 명예가 아닌 법적 근거가 있는 공문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출처=북가좌6구역 조합원]
DL이앤씨는 지난달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와 달리 최근 공사비 증가없는 아크로 적용을 공언했다. DL이앤씨는 이 과정에서 회사의 '명예'를 걸겠다고 했는데 일각에선 명예가 아닌 법적 근거가 있는 이행각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주택사업본부 대표의 말 VS 입찰제안서 무엇이 무거울까

재개발·재건축 수주전 현장에서는 여러 공약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이미 서대문구로부터 ‘조합원 분양가 60% 할인’과 ‘DMC 롯데몰 연계공약’을 홍보하지 못하도록 조치 받았다.

통상 수주전 현장에서 시공사 홍보직원의 말과 제안서 내용이 서로 상충할 경우 제안서상 문구가 홍보직원의 말보다 더 무겁게 작용한다. 시공사의 입찰제안서가 계약서는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공식 문서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건설 도시 정비팀은 지난 2019년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 사업(공사비 7300억원 규모) 시공사 선정투표 직전 조합원들에게 하이앤드 브랜드 디에이치 적용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제안은 입찰제안서에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라 업계에선 이 제안을 공증받기 어려운 공약이었다고 평가한다.

대형건설사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도시 정비팀과 회사의 브랜드 위상을 관리하는 브랜드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도정팀 입장에선 사업 수주를 위해 가능한 많은 사업지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하고 싶지만 본사 브랜드팀은 브랜드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이를 방어해야 하는 입장에 있어 양팀은 때때로 충돌하게 된다.

그런데 정비사업 입찰 전 브랜드 심사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하이앤드 브랜드를 입찰 마감 이후 적용 가능하다고 홍보되고 있다면 이 제안은 추후 공증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재건축 수주전 도중 시공사의 ‘입찰제안서’와 주택사업본부 대표의 ‘말’이 충돌하게 된다면 입찰제안서가 법률적 우위를 가져가게 된다.

◆ DL이앤씨가 제안한 ‘아크로 드레브372’는 아크로일까 드레브일까

DL이앤씨는 최근 북가좌6구역 현장설명회를 통해 공사비 증가없는 아크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조합원에 홍보했다. 그러면서 DL이앤씨의 명예를 걸고 이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DL이앤씨 이번 제안은 기존 드레브372 설계가 이미 하이앤드급이기 때문에 아크로 이름만 적용한다는 의도인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사업에 입찰한 시공사는 입찰제안서 제출 이후 조건 변경에 따른 새 설계도를 제출할 수 없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도정법에 위배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드레브372는 이미 아크로와 같은 하이앤드급 스펙을 가진 상품이다”며 “아크로를 도입하더라도 추가적인 설계도 제출없이 기존 범위 내에서 브랜드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한 '아크로 드레브372' 홍보관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DL이앤씨가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마련한 '아크로 드레브372' 홍보관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 DL이앤씨 북가좌6구역 홍보관,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DL이앤씨는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아크로 드레브372’ 홍보관을 차려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크로 드레브372 홍보관을 찾았던 복수의 조합원들에 의하면 DL이앤씨는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재협상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대로라면 기존 드레브372 설계에서 아크로로 이름을 변경하는 게 되겠지만 시공사 선정총회 후 조합이 다시 제안할 경우 공사비를 협상해 아크로의 내관과 외관, 문주 등 여러 가지 설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보관을 찾은 북가좌6구역 조합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은 사업 초기 서울 강북권 재개발 정도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두 시공사가 뜨겁게 경쟁하고 있어 흐뭇하다”며 “공사비 문제로 기존 아크로보다 저렴한 마감재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아파트 외관에 아크로 브랜드가 걸리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는거라 고민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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