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재건축 조합장의 역할과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상왕의 수렴청정
[기자 수첩] 재건축 조합장의 역할과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상왕의 수렴청정
  • 정해권 기자
  • 기사승인 2021.08.18 10:51
  • 최종수정 2021.08.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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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항공사진 [출처=익명 제보자]
둔촌주공 재건축 항공사진 [출처=익명 제보자]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사서(史書)인 후한서(後漢書)를 보면 작사도방삼년불성(作舍道傍三年不成)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길가에 집을 짓는 사람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른 의견을 내놓은 바람에 삼 년이 지나도 집을 짓지 못했다는 풀이로 저마다의 의견이 분분하여 결정을 제대로 짓지 못한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국내 최대규모의 재건축 사업인 둔촌주공의 재건축이 이러한 상황에 빠져 자칫 공사중단과 입주 일정의 차질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엄청난 규모의 금융비용을 비롯한 혼란이 예상된다.

재건축 조합은 조합장을 중심으로 단결하며, 조합장은 조합원의 이익과 시공사의 이견을 조율하며 소통의 창구를 자처하는 것이 기본이나 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자문역을 자처하며 수렴청정을 진행하는 A 씨로 인해 공사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는 조합장과 여론을 조작하는 일부 세력들이 조합원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문은 말 그대로 사업을 비롯한 각종 단체의 조언을 해주는 훈수에 불과하며 모든 책임과 권한은 최종 결정권자가 가지고 있다. 또한, 자문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에 속하며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되는 역할이고 이는 자칫 자신의 역할이 결정권자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과 여론을 왜곡해 결정권자의 최종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의 범위를 벗어나 결정권자의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주거나 혹은 그러한 가능성을 조작한다면 이는 자문의 본질을 벗어난 행위로 과거에는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을 수렴청정 혹은 상왕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의 역할이 조언자라 자처하는 A 씨는 최근 조합원 카페를 통해 카페의 업무추진내용을 밝혔다. 조합장이 해야 할 내용의 보고서를 자문이며 조언자를 자처하는 A 씨가 공식적인 홈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 사실상 여론을 만들며 조합장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카페에 게시된 주요 내용은 본지가 지적했던 방수 관련 내용이 있다. 지하주차장에 방수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시공사가 하는 것은 지저분하고 싸구려라는 논리를 내세워 자신들이 지정한 업체가 해당 분야의 최고기술력을 보유한 곳으로 이곳을 통해 방수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일단 시공사와 계약위반은 차제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사의 의견을 ‘양아치 껌 씹는 소리’로 표현하고 자신의 전공과는 무관한 분야의 훈수를 두는 A 씨는 업체명조차 기억 못 한다는 직원이 5명 안팎의 영세한 곳을 12000가구가 입주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대단지 공사에 우수한 업체라며 단순한 소개도 아닌 업체명을 밝히며 지정해서 공사를 진행하라고 통보를 한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방수공사의 필요성과 시공사의 신뢰성을 제시하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조합원이 참석하는 공개입찰을 통해 방수 관련 업체들의 기술력과 견적단가 등을 비교해서 절정 결정해야 한다.

A 씨의 궤변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권’은 조합원들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권리라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재건축 조합의 조합장들이 각종 이권 관련 혐의로 구속되고 실형을 사는 것이 조합원 모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다 정부의 탄압으로 실형을 사는 민주 투사고 열사라는 것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문제의 핵심은 공사의 입찰 관련 불공정에 있다. 특정 업체를 지정하고 해당 업체를 위한 맞춤형 조건을 제시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자신들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소개할 기회조차 박탈당한다면 이것이 과연 공정한 계약이냐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를 비롯한 지하주차장 방수업체와 홈네트워크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취재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조합원은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이러한 문제가 갈등의 원인이요 지나친 간섭이라고 전했다.

목적도 이해관계도 다른 조합원들과 시공사를 비롯한 업체들 모두 한결같이 주장하는 내용은 상왕의 부조리함과 조합장의 무능과 침묵으로 벌어지는 마찰과 불공정 그리고 공사의 지연이었다. 제대로 된 업체가 참여하여 공개 경쟁하는 설명회도 없이 특정 업체를 지정해서 그들의 기술과 말만 믿고 선정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혹은 모두를 위한 이익인가의 질문은 취재 과정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의문이었다.

상왕의 수렴청정이든 혹은 단순한 조언자고 자문위원이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고 그러한 이익은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입찰에서 나온다. 조합장을 앞세우고 자신의 극렬 지지세력 뒤에서 궤변과 변명으로 논란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는 변질된 신념으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이념과 실제가 충돌하는 공산주의와 같은 사상일 뿐이다.

이제 조합장의 선택이 남아 있다. 국내를 넘어서는 세계 초일류 기업의 임원 출신으로 중견기업의 대표까지 지낸 現 조합장의 침묵과 묵인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면 이를 정리할 수 있는 권한 역시 조합장의 역할이다.

본지는 다음 기사를 통해 취재 과정에서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는 둔촌주공 상가건축 분야의 공유지분과 불법성과 브로커들에 대한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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