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적 보이스피싱에 18억 뜯겨…비트코인 17억원 현금화하고 잠적
지능적 보이스피싱에 18억 뜯겨…비트코인 17억원 현금화하고 잠적
  • 유 진 기자
  • 승인 2021.09.02 06:16
  • 수정 2021.09.02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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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당하는 보이스피싱…"18억원 피해" [출처=연합뉴스]
나도 모르게 당하는 보이스피싱…"18억원 피해" [출처=연합뉴스]

지능적으로 접근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에 1명이 18억원 가량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액 중 17억원 상당은 비트코인인데,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피해 사례 중 1인 기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일 A씨는 모 검찰청 검사라는 사람으로부터 "당신 명의의 대포통장이 300억원 상당 사기 범죄에 이용됐으니 약식 비대면 피해자 조사를 받으라"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공소장을 비롯한 사건 관련 서류를 카카오톡으로 받은 A씨는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명목으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받아 설치했다고 한다.

억울하게 피해를 본 줄로만 알았던 A씨에게 그러나 이 앱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사기 일당이 A씨 휴대전화로 거는 전화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원격조종 앱이었기 때문이다.

앱 설치 후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이라며 서로 다른 사람이 전화해 "국고 환수 후 복구되는 절차"라며 A씨에게 돈을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의심스러워하는 A씨에게 사기 일당은 휴대전화 해킹을 통해 알아낸 것으로 보이는 A씨 지인 이름을 대며 '공범' 운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 일당이 돈을 출금하는 수법도 지능적이었다.

A씨 측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예금과 신용대출 등 8억원을 은행 계좌로 이체시킨 뒤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게 했다"며 "이어 비트코인을 사기범의 특정 아이디로 출금하게 하는 식으로 가져갔다"고 했다.

가상화폐를 사기 일당의 전자지갑으로 넘겨받은 뒤 이를 현금화했다는 뜻이다.

A씨 측은 사금융에서까지 고금리 대출을 받아 같은 방식으로 건네는 등 가상화폐로만 17억원을 뜯긴 것으로 파악됐다.

1억원은 현금으로 직접 수거책에게 주는 등 피해액이 총 18억원에 이른다고 A씨 측은 전했다.

이후 사기 일당은 A씨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했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깨달은 A씨는 지난달 23일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업계에서는 17억원 가상화폐 피해가 보이스피싱 범죄 중 1인 기준으로 최대 규모로 보고 있다.

A씨 측은 "너무 조직적인 수법에 정신 차릴 새 없이 당했다"며 "사금융 대출 이자로 한 달에 2천만원 넘게 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빚의 압박으로 잠도 못 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스스로 과실이 가장 크지만, 짧은 시간에 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지거나 송금되는 과정에서 금융권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A씨 측은 "(A씨 계좌로) 다른 피해자 3명이 더 자금 이체를 시켰다"며 "관련 신고 후 지급정지 통보를 받게 될 때 금융기관에서는 문자 메시지만 하나 보낸 게 끝"이라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현금 수거책 뒤를 쫓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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