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LG, LED TV 전장서 '으르렁'... 불 지핀 더현대서울
[르포] 삼성·LG, LED TV 전장서 '으르렁'... 불 지핀 더현대서울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09-03 14:41:18
  • 최종수정 2021.09.0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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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5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5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지난 2월 26일 개장 이후 6일 동안 매출액이 약 370억, 최고 일매출 약 100억원으로 알려진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의 미장센을 연상케 하는 이곳 4층에는 SNS에서 입소문을 탄 실내정원을 중심으로 삼성, LG,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매장들이 줄지어 있다. 그중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으로 지난달 갤럭시 Z폴드3·플립3 출시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와 가전 전통 강자 LG전자 베스트 샵이 꼽힌다. 

삼성과 LG는 ‘가전의 꽃’ TV 부문에서 양보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동반 성장, 윈윈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제로섬 게임에 가까워 한쪽의 위기는 다른 한쪽에서 기회인 셈이다. 주요 전장은 LED 부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장악하다시피 한 LCD보다 경쟁력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여파로 대면 영업이 매우 위축된 상황이지만, 양사는 유동인구가 비교적 많은 대형 쇼핑매장을 중심으로 고객상담과 판촉영업을 벌이고 있다.

▷ 삼성, TV 시장 1위 굳히기... NEO QLED TV 판촉 집중


더현대서울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

삼성은 지난 상반기 금액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31%를 기록하며, 16년 연속 세계 1위 명성을 굳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상반기 TV 시장은 9천 911만대, 542억 8천 700만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와 36.1%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동안 금액 기준 31%(수량 기준 21.2%)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2천 103만대의 TV를 판매해 2016년 이후 5년만에 상반기 기준 2천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시장 패권을 기반으로 올해 퀀텀 미니 LED가 적용된 네오(NEO) QLED TV를 론칭하며 사업을 더욱 키우고 있다. 네오 QLED는 기존 LED와 차별점으로 빛을 정교하게 투광하기 위한 마이크로 레이어 필름 방식을 채택했다. 소자크기를 1/40 이하로 줄이면서 왜곡이 거의 없는 색감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사운드바를 채택하면 TV 스피커와 함께 상하좌우로 생생한 음향을 만끽할 수 있다.

더현대서울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에 전시돼 있는 QLED TV.

이날 매장에는 수십대 안팎의 UHD, QLED, NEO QLED TV가 전시돼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LED는 패널과 뒷면의 라이트가 분리돼 있는 형식으로 네오 QLED는 기존 QLED에 비해 라이트 크기가 굉장히 작아져 명암과 밝기를 보다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빛번짐 현상을 개선했다”라고 밝혔다. 로컬 디밍이라는 기술로 백라이트를 다수의 부분으로 나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하는 것이다.

QLED 또한 값이 비싸다는 인식 탈피를 위해 UHD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게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구매가격의 일정 부분을 환급해주는 캐시백 혜택과 백화점 측의 상품권 지급, 무선 이어폰·사운드바 증정 등의 프로모션이다. QLED TV는 상반기에만 525만대가 팔렸다.

▷ LCD 오르자 반사이익 본 OLED, LG 올레드 TV로 대중화 노린다


더현대서울 LG전자 베스트 샵.
더현대서울 LG전자 베스트 샵.

LG는 상반기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이 글로벌 TV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그 뒤는 일본 소니가 9.3%, 중국 TCL이 7.4%, 중국 하이센스가 7.3%였다.

무게 중심도 LCD에서 프리미엄 TV 라인에 해당하는 올레드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 LG전자가 상반기에 출하한 올레드 TV는 총 173만 5천여대에 달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 TV 매출 가운데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회복과 TV 시장 성수기가 기대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방침이다. 

올레드 TV의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들여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OLED 사업은 LG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였지만 대규모 적자 탓에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워낙 고가여서 수익성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TV용 OLED 패널 생산은 LG디스플레이의 초격차 기술이기에 OLED 시장의 성장은 곧 LG디스플레이의 성장과도 직결돼 있다.

더현대서울 LG전자 프리미엄 샵에 전시된 올레드 TV.
더현대서울 LG전자 베스트 샵에 전시돼 있는 올레드 TV.

올해는 모처럼 8년 만에 OLED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LCD 패널값이 올라 OLED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두 패널의 가격 격차가 계속 줄어들면 OLED TV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OLED TV 대중화도 노릴 심산이다. 이날 매장에 전시된 올레드 TV 65인치의 경우 옵션에 따라 200만원대 후반~300만원대 초중반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매장 관계자는 "올해 들어 LG OLED TV 가격은 패널 공급 확대로 전년 대비 인하돼 경쟁력이 우수하다"라며 "경쟁사 UHD TV와 비교해도 가격이 큰 차이가 없어 메리트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 '치킨게임' 삼성 vs LG TV 전쟁... 비방전 끝났지만 여전히 기싸움 


삼성 QLED TV와 LG OLED TV. [출처=연합뉴스] 

삼성과 LG는 겉으론 신사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TV 시장에선 패권을 놓고 기싸움이 팽팽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동반 성장이 불가능하고 상대 점유율을 뺏어 와야 덩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전도 불거졌다. LG전자는 2019년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자발광 기술을 적용한 TV는 LG전자에서만 생산하는데 삼성전자가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해당 기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비춰진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신고했다. 여기에 LG전자의 번인 현상을 꼬집기라도 하듯 자사 프리미엄 TV의 번인 현상에 10년 무상보증을 내걸었다. LG전자의 관련 무상보증기간은 2년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도 패널 무상보증기간은 2년에 해당한다. 

양사간 논쟁이 결국 비방전이라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2020년 5월 양사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양사의 신경전은 그때에 비해 비교적 옅어졌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삼성이 내년에 OLED TV에 뛰어들 의사를 밝히자 '삼성은 소형 스마트폰에만 OLED를 적용하다가 이제서야 뛰어들 채비를 한다'라던가, 반대로 LG에 대해선 '올레드 TV를 오래보다 보면 청색부터 색감이 빠져서 나중에는, 한 3~4년 지나면 결국 번인 현상이 일어난다'와 같은 뒷말이다. 공정위 신고라는 강진은 끝났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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