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바이든은 왜 전쟁의 진실을 말한 어산지를 기소하는가" 뉴스위크
[WIKI 프리즘] "바이든은 왜 전쟁의 진실을 말한 어산지를 기소하는가" 뉴스위크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1.09.13 06:48
  • 최종수정 2021.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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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외국인들이 카타르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외국인들이 카타르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전쟁의 배경과 그 부당함을 고발한 이들을 처벌하려고 하는 미국의 의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적인 사회운동가이자 석학, 대니얼 엘즈버그, 앨리스 워커, 노암 촘스키가 뉴스위크 최신호 기고를 통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미국의 기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이면에 있는 정책들의 부정과 실패에 대해 폭로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어산지에 대한 전례없는 정치적 기소는 언론의 진실 보도와 표현의 자유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기고문은 말하고 있다.

미디어들은 현재의 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1975년 베트남 사이공 함락의 닮은꼴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나오기 4년 전,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그 밖의 17개 신문사들이 ‘펜타곤 문서(Pentagon Papers)’에 대해 보도했다. 펜타곤 문서는 베트남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이 처음부터 잘못됐고 계획된 사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기밀 문서로 평가되고 있다.

어산지의 지지자인 대니얼 엘즈버그가 펜타곤 문서를 폭로한 장본인이다. 엘즈버그 사건이 정부의 위법 행위로 기각되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베트남 폭격과 점령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 잘못되고 실패한 정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산지와 그의 정보원이었던 전 미군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 사건은 과거 엘즈버그 사건과 아주 유사하다. 10년 전 이들의 대규모 폭로로 미국인들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폭격과 점령을 베트남 때와 비슷하게 보게 됐다.

2010년 어산지가 수십만 건의 기밀 군사 외교 문서들을 공개하자, 아프간/이라크 전이 정의가 없는 헛된 망상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미국 정부가 미국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산지와 매닝으로 인해 만천하에 알려진 것이다. 

어산지는 2011년 런던 캠페인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목표는 정의고, 방법은 투명함이다. 거짓말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면, 진실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닝은 법정에서 “나는 미국 대중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이들 전부가 반드시 무력화의 타겟이 아니라, 그저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기 원했다”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어산지와 매닝이 대중들이 전쟁의 진실에 대해 알아야 할 자격이 있다는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인 미군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인 미군 [AFP=연합뉴스]

엘즈버그와 촘스키는 지난 해 어산지의 송환과 관련한 심리에서 증언을 했다.

엘즈버그는 어산지의 기소 사유인 위키리크스의 보도가 “정부의 가려진 범죄 행동에 대해 가장 중요한 진실의 역대급 폭로이며, 미국 대중들은 미국이라는 이름으로 반복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승인되지 않은 폭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도 했다.

위키리크스가 처음 문서들을 공개했을 당시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있었던 오바마 행정부는 조사를 위해 대배심을 선정했다. 그러나 어산지를 기소하는 것은 주류 언론의 탐사보도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해야 하는 딜레마 때문에 2013년 기소를 철회했다. 그런데 2019년 5월 언론을 공공의 적으로 몰았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어산지를 방첩법 하에 기소했다.  

미국에서 공익을 위해 진실을 보도한 매체나 저널리스트에 대해 방첩법 하에 기소해서 성공이 된 사례는 이제까지 없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호주인인 어산지를 기소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국경을 넘어 언론인들에게 자신들의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기고문은 말하고 있다.

어산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목적이 성공적인 전쟁이 아니라 끝없는 전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달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자 이 발언을 하는 어산지의 과거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1주일만에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영국의 어산지 사건 담당 판사는 미국 송환을 불허하는 판결을 냈다. 미국의 교도소 시스템 하에서 어산지가 자살할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의 임기 말 미국 정부는 영국의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법무부는 새로워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약속을 선언했다. 따라서 어산지 사건을 어떻게 끝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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