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국회 인근에 합동분향소 설치…18일까지 운영
자영업자들, 국회 인근에 합동분향소 설치…18일까지 운영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9-16 23:36:21
  • 최종수정 2021.09.16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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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영업제한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날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는 분향소 설치를 놓고 경찰이 방역법 위반과 도로점유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이유로 막자 1인 분향을 제안하며 분향소 설치를 요구했다. [출처=연합뉴스]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영업제한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날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는 분향소 설치를 놓고 경찰이 방역법 위반과 도로점유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이유로 막자 1인 분향을 제안하며 분향소 설치를 요구했다. [출처=연합뉴스]

생활고에 시달리던 자영업자들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자영업자 단체가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16일 오후 2시께 여의도 국회 앞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고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날 오후 1시께부터 경찰력 50여명을 배치해 국회 앞 인도를 차단하면서 분향소 설치는 이뤄지지 못했다.

1시 54분께 국회 앞에 도착한 김기홍 자대위 공동대표는 "경찰이 국회 앞 분향소 설치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다른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대위 측들은 2시 13분께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로 이동해 다시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지만, 경찰 차량과 경력 80여명이 조화와 분향소 천막 등을 실은 용달차를 막으면서 2차 설치 시도도 무산됐다.

김 대표 등 자대위 관계자들은 인근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 전 서울시에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는지 문의했는데 아직도 답이 없다"면서 "더 기다릴 수 없어 합동분향소 설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틀간 저희가 제보받은, 돌아가신 자영업자만 스물두분인데 분향소 설치까지 막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광화문이든, 서울시청이든 반드시 숨진 자영업자를 추모할 수 있는 분향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대위는 이날 오후 8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인도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치고 다시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경찰력 100여명이 천막을 둘러싸고 자재 반입을 막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후 8시 30분께부터는 정치권 인사들이 현장을 찾아 중재를 시도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경찰에 분향소 설치를 위한 공간을 요구했고, 경찰 관계자는 "방역당국에서 1인 시위 외 2인 이상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대치가 이어졌다.

자대위 측은 9시 30분께 천막 옆 인도에 돗자리를 깔고 간이 분향소를 설치했다. 제단은 비닐 천막을 쌓아 만들었고, 그 위에 영정사진 대신 '근조 대한민국 소상공인·자영업자'라고 적힌 팻말을 세웠다. 향초는 모래를 채운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올렸다. 자대위 관계자들은 휴대전화 위에 검은 리본 사진을 띄운 채 분향소를 지켰다.

김 대표는 분향 뒤 "오늘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자가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내기가 이렇게 어렵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이 용기를 잃지 마시고 힘을 내주시길 바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오후 10시부터는 영업을 마친 자영업자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광화문에서 술집을 운영한다는 한 남성은 "코로나 2년 동안 남은 것은 빚과 억울함 밖에 없다"면서 "제발 살려주세요. 더는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게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분향소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짜장면과 커피, 치킨 등을 보내 분향을 대신했다.

자대위는 18일 오후 11시까지 국회의사당 3번 출구 앞에서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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