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상센터①] 서울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 ‘전국 최고치’
[서울대 외상센터①] 서울 예방가능한 외상 사망률 ‘전국 최고치’
  • 김 선 기자
  • 승인 2021.10.14 11:36
  • 수정 2021.10.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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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망률 30% 넘어, 광주·부산·인천 등 권역보다 높아
2011년 개원했지만 ‘적자 이유’로 폐소..올해 다시 개소
서울시, 4개 대학병원 지정..중증외상 치료센터 운영 돌입
[제공=서울대병원]
[제공=서울대병원]

지난 2012년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가 설립되면서 우리나라 2015년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평균 30.5%에서 2년 만에 19.9%로 10.6%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보건복지부에서 2년 주기로 연구되는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 평가 연구를 통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통계 수치가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권역에서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감소한 것에 비해 서울권역은 30.8%에서 30.2%로 0.6%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제주 권역의 경우 40.7%에서 25.9%로 14.8%의 가장 큰 개선을 보였다. 이어 부산·대구·울산·경상 권역이 29.4%에서 16.7%로 12.7% 감소했다. 대전·충청·강원 권역 역시 26%에서 15%로 11% 줄었다. 인천·경기 권역은 27.4%에서 16.7%로 10.7% 감소했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 중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살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를 말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대형 종합병원이 밀접하고 의료접근성이 편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 중증외상환자를 받을 수 있는 규모와 의료진이 있는 외상센터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서울시는 2011년 1월 15일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삼호주얼리호의 납치로 석해균 선장이 총상을 입었을 때도 중증외상환자 치료시스템 부재에 대한 논란을 빚었다.

석 선장이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이 밀집한 서울권역을 제치고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은 서울권역에 외상환자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경험이 있는 의료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국가 기관인데도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다루지 못 했다는 사실에 더 큰 질타를 받았다. 그동안 서울대병원에서 광범위한 부상을 입은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센터나 치료팀이 없었고, 이명박 대통령 또한 석 선장 이송 직후 서울대병원에 중증외상센터가 없다는 사실을 질책하면서 설치 계획을 살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2011년 6월 1일로 교통사고·추락사고·총상 등에 의한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중증외상센터를 개소했다. 중증외상팀은 서길준 센터장을 비롯해 외과 2명과 흉부외과·신경외과 각 1명, 정형외과 1명 등 총 6명으로 꾸려졌다.

소아를 포함한 모든 다발성 중증외상환자를 관리하기로 했고, 내원 2시간 이내 응급수술이 필요하거나 해당과 전문의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 수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서 센터장은 중증외상센터 개소와 함께 “중증외상으로 인한 사망, 장애 발생을 최소화해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인 20% 이하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며 “임시기구로 운영한 후 정식조직화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센터는 2년 정도 유지하다 폐소됐다. 

서울시는 가장 높은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과 서울대병원의 국가 중앙병원 역할을 위해 올해 3월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4개소(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를 지정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는 응급의료센터에서 전원되는 중증외상환자에게 수술 등 최종 치료를 365일 24시간 제공하는 의료시설로 서울시에서 이와 같은 치료센터가 지정·운영되는 것은 처음이다.

외상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외상코디네이터 등으로 구성된 외상전담팀과 수술실, 혈관조영실, 중환자실 등 전용 치료시설을 갖춰 신속하고 집중적인 치료를 담당한다. 서울시가 각 센터별로 6억3,000만원의 예산을 전액 시비로 지원한다. 지정 기간은 2020년 9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다.

골든타임 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응급치료, 2대로 운영되는 서울 중증응급환자 공공이송서비스(SMICU) 등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에서 최종 치료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응급의료체계 사업 모델이다.

이 중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중증외상센터 설립을 위해 외상외과전문의 영입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박찬용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장예림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채용됐다. 병원 안에서는 외상환자를 위한 별도의 수술실 등의 공간을 마련하는 중이다.

총 구성원은 하종원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과 박 교수, 장 교수를 포함한 김영민 교수, 이정무 교수, 이신애 전임의, 박도중 외상외과장, 박효선 외상 코디네이터다. 서울대병원은 서울시에 적합한 신모델을 자체적으로 정립해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2011년에 개소한 중증외상센터가 없어지게 된 것은 의료진들이 과 소속이 아니고 센터 소속으로만 되어 원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구조적 뒷받침이 안 됐다”며 “의료진이 너무 외과 중심으로 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는 아주 소수의 의견도 있었지만, 운영이 잘 될 수 없었던 결정적 원인은 적자를 면할 수 없었던 현실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에서 2년 주기로 연구되는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 평가 연구에 대한 2017년부터 2019년 연구 결과가 곧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시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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