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프리즘] 반도체 수급난·패권경쟁 심화... 떠오르는 ASML
[반도체 프리즘] 반도체 수급난·패권경쟁 심화... 떠오르는 ASML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10.18 10:23
  • 최종수정 2021.10.15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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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위치한 ASML 본사. [사진출처 = 연합뉴스]
네덜란드에 위치한 ASML 본사.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와 TSMC가 3nm(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초미세 공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세계 최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사인 ASML의 기업가치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차세대 기기에 탑재될 반도체 크기가 작아질 것을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데, EUV 노광장비가 없으면 초미세 공정에서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ASML의 노광장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나머지 점유율 대부분은 일본 기업 니콘·캐논이 채우고 있다. 다만 격차가 너무 커 시장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 가운데 EUV 노광장비는 사실상 점유율 100%를 가져가고 있다. 1대당 20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장비임에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EUV 장비 확보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2분기까지 총 102대를 시장에 출하했다.

EUV란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활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이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록 성능과 효율이 진일보하기 때문에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장비가 필수다. EUV 광원은 기존 공정보다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다. 공정 단계도 줄일 수 있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특히 7nm 이하 공정에선 EUV 노광장비가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한 정도이다. 10nm 이하의 초미세공정부터는 기존 불화아르곤 액침 노광장비의 생산효율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EUV 장비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하반기 세계 최초로 EUV 노광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EUV 공정을 적용해 14나노 D램 양산에도 돌입했다. 5개의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14나노 D램은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고,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와의 경쟁 우위를 위한 3nm 공정에서도 EUV 장비는 핵심이다. TSMC는 내년 하반기 3나노, 2025년 2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TSMC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 2나노는 2025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TSMC가 50대로 삼성전자(25대)과 비교해 두 배 많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압도적인 패권(2분기 점유율 58%)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를 이기고자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EUV 장비 확보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재판 행렬 속에서도 ASML의 네덜란드 본사를 찾은 것도 이같은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부회장은 당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을 만나 EUV 장비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또한 지난 7월 인텔이 ASML과 협력해 차세대 초미세공정 장비인 하이 NA EUV를 공동 개발,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2024년 0.1나노미터(㎚) 공정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이 거론한 하이 NA EUV는 ASML이 개발 중인 차세대 EUV 장비로, 3㎚ 이하 최첨단 공정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들의 요청에 힘입어 ASML은 2023년까지 EUV 장비 생산량을 60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피터 베닝크 CEO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EUV 장비 생산량을 올해 40여대로 늘리고, 2023년 60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라고 했다. 지난해 총 31대를 생산했는데, 매년 생산량을 50% 가량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EUV 장비는 미중 무역분쟁의 주요 전장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ASML의 EUV 장비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하고 있이다. 이같은 압박에 EUV 장비의 중국 수출 보류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정부는 이런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을 사이에 둔 외교적 관점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계 관점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ASML은 글로벌 기업 중 미래 성장 가치가 가장 큰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퓨처브랜드'가 지난달 발표한 '2021 글로벌 브랜드 톱 100' 명단에서 ASML은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위에서 7계단이나 뛴 셈이다. 주가도 올들어 76% 가량 상승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ASML을 8856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의 순매수 순위에서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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