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에 삼겹살·한우 '金값' 됐다…항공기 동원해 '수입산 고기' 공수
물류대란에 삼겹살·한우 '金값' 됐다…항공기 동원해 '수입산 고기' 공수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1.10.18 11:40
  • 수정 2021.10.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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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로 막히자 '수입산 고기' 반입 어려워져…삼겹살·한우 가격 폭등 요인
10월 초 한우 등심 ㎏당 11만원 넘어…집콕족↑·국민지원금 지급도 한 몫
고기 가격 당분간 상승 가능성 높아, 일부 자영업자 판매가격 인상 만지작
소고기·삼겹살 CG./사진=연합뉴스
소고기·삼겹살 CG./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물류대란이 국내 소·돼지고기 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육류 수출국인 미국의 인력난으로 현지 고기 가격이 폭등한 데다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비싸진 탓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여파와 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다. 육류 수입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국내 대형 축산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수입 돼지고기를 들여오던 주요 해상로가 막힌 데다 가을철 나들이객들이 몰리면서 삼겹살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공급이 예정된 날짜가 연기되거나 선사에서 공급 일정을 중단하면서 연락이 안되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결국 이마트는 항공편을 동원해 캐나다산 삼겹살 30톤을 직접 공수해오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크게 올랐지만 그래도 항공운임이 훨씬 비싸다"며 "수입 돼지고기 공급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직접 사들여 운송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부위 별  ‘소고기 가격’ 추이. [출처=축산물품질평가원]
부위 별 ‘소고기 가격’ 추이. [출처=축산물품질평가원]

글로벌 물류대란 촉발로 국내 소·돼지고기 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11만796원을 기록했다. 이달 6일(11만432원)을 기점으로 처음 11만원을 넘어선 이후 연일 가격이 치솟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9만8811원) 대비 12.1% 상승했으며,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9만94원)보다 23% 올랐다.

돼지고기 역시 가격 상승세가 비슷하다. 15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당 2만6132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4.7%, 2019년 연말과 비교했을 때 47.1% 급등했다. 삼겹살 가격이 2만5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 만이다.

고기 값이 급등한 배경에는 주요 육류 수출국인 미국의 인력난으로 현지 고기 가격이 오른 데다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입량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1~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톤으로 평년(26만7915톤) 대비 1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가격 자체가 높아진 데다 물류대란에 따른 운임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입육의 국내 공급은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들여온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톤으로 평년 대비 18.7% 감소했다. 국산 고기의 대체재인 수입육이 시장에서 줄어들자 국산 육류값을급등하게 만든 주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물류난과 국제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량 감소, 가정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육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재난지원금 지급도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 인상을 부추긴 요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엔 5차 재난지원금 효과가 반영되면서 고기를 사 먹으려는 소비심리가 더 커진 것이다.

'재난지원금으로 고기 사먹는다'는 속설은 실제 통계치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축산물 거래 플랫폼 미트박스에 따르면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달 6~12일까지 7일 간 매출은 10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평년 최고 대목인 추석 전주(9월 13~19일) 매출 104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가계 전체 소비지출액 내 육류 소비 비중은 올 2분기 3%로 2019년 같은 기간 2.3%보다 확대됐으며, 가계당 육류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분기 5만5199원에서 올해 2분기 7만3823원으로 33.7% 증가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대에 각종 돼지고기·소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대에 각종 돼지고기·소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도 수입산 고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3~4분기는 쌀쌀해진 날씨에 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데 주요 공급경로인 해상로가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꽉 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는 항공편을 동원해 캐나다산 삼겹살 30톤을 들여오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산 고기는 공급 측면에선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수입 육류 공급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라며 "국내 육류물량 중 외식 식당으로 유입되는 물량은 20% 정도에 불과해 80%를 차지하는 가정 소비가 늘어난 것이 고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고깃집들은 수입산 고기 물류대란에 가격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육류 가격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가격을 밀어올린 복합적인 요인이 지금 당장은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전세계적으로 3~4분기에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육류업계 관계자는 "수요는 쏠리고 있는 것는 분명하지만 소고기 주요 수출국인 북미와 남미는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해 물류 상황이 최악에 놓인 만큼 당분간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가격을 인상하면 단골손님마저 발길이 뚝 끊길 것 같아 우선은 버텨보겠지만, 이미 가격이 오른 고기값 가격을 버텨내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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