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어산지 송환 불허 판결에 대한 미국의 항소... '호주 교도소로 보내주겠다' vs '믿지 못한다'
[WIKI 프리즘] 어산지 송환 불허 판결에 대한 미국의 항소... '호주 교도소로 보내주겠다' vs '믿지 못한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0.29 06:17
  • 수정 2021.10.2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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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어산지가 실형을 받게 될 경우 호주 교도소로 이감하겠다." (미 정부측 변호인)

"미 정부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어산지측 변호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영국에서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미국 측 변호사들의 항소에 대한 항소심이 영국 법원에서 열렸다.

영국이 송환 불허 판결을 내린 이유는 미국의 교도소 환경에서 어산지가 자살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었다.

미국 정부 측 변호사 제임스 루이스는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에 어떤 처우를 받을지에 대한 영국 측의 우려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어산지가 ‘특별 행정 조치(Special Administrative Measure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엄격한 구금 환경에 놓이지 않게 될 것이며, 최고 보안 수준의 위험한 범죄자들만 수용하는 콜로라도 플로렌스의 ADX 교도소에도 보내지 않을 거라는 것이 미국 측의 주장이다.

또한 미국 당국은 어산지가 미국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을 시 호주에서 복역할 수 있도록 승인도 해주겠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미국 측이 주장하는 범죄 혐의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항소심 당일 아침 어산지의 건강 상태가 지나치게 좋지 않아 원격 화상 연결로도 법정에 출두할 수 없음이 통보됐으나, 나중에 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산지는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쓴 채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미국이 항소심에서 말한 보장들에 대해 거부했다. ADX 플로렌스가 아니더라도 다른 경비가 삼엄한 억압된 환경의 시설에 넣어 그를 자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어산지가 미국이 내린 실형을 호주에서 보내는 것에 대한 어떠한 승인에 대해서도 호주 정부가 내비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감자 이송 보장은 의미 없다며, 증거에 입각해 어산지는 송환 전에 죽을 가능성이 크다고 서면을 통해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영국 법원은 어산지의 송환을 불허하는 판결을 내렸었다.

호주 국적의 50세 어산지는 2010년 미국의 전쟁범죄 폭로 문서들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뒤, 미국으로부터 방첩법 위반 포함 18건의 기소를 부여받았다. 현재는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항소심이 열린 법원 밖에서는 이른 시각부터 어산지의 지지자들이 모여 어산지의 석방을 외쳤다. 어산지의 친부 존 쉽튼과 연인 스텔라 모리스, 두 아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모리스는 “어산지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일을 했기 때문에 송환되면 안 된다. 미국은 저널리스트인 그를 범죄자화 했으며, 오늘의 항소심을 위해 법과 영국과의 송환 합의를 어겼다”라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의 법률 고문 사이먼 크로우서는 호주 매체 ABC를 통해 외교적 보장은 본질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두 정부의 외교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국제법에 의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항소심에서 제공한 보장에는 예외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외 중 하나는 어산지가 수감 중에도 계속 미국의 국가 이익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면 그에게 독방 감금의 특별 행정 조치를 내릴 거라는 점이다. 현재 이것이 국제 앰네스티가 걱정하는 것이다. 국제법은 독방 감금을 고문이나 그밖의 나쁜 조치와 같이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으로 송환됐을 때 그의 처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 방대한 양의 미국의 군사 외교 문서들을 공개하고 미국 정부의 부조리와 범죄를 폭로하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스웨덴 당국이 어산지에게 성범죄 혐의가 있음을 주장하고 영국으로부터 자국으로 송환하려고 했다. 스웨덴 으로의 송환 명령을 받은 어산지는 미국 측의 음모라고 생각하고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7년 간의 망명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은 이에 대해 어산지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2019년 4월 망명 지위가 철회된 어산지를 대사관 건물에서 끌어내 체포했다. 스웨덴이 성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철회한 뒤였다. 어산지가 영국의 교도소에 수감되자 미국은 영국 당국에 송환 요청을 했다.

 

지지자들은 어산지를 아프간 전과 이라크 전에서의 민간인 살상을 포함한 미국의 범죄를 폭로해서 희생자가 된 반체제 영웅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검찰은 정부의 기밀 문서들을 폭로한 그를 범죄자로 보고 있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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