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부는 '리모델링' 열풍…쌍용건설 독주 속 1~6위권 대형건설사 맹추격
수도권에 부는 '리모델링' 열풍…쌍용건설 독주 속 1~6위권 대형건설사 맹추격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1.10.29 17:32
  • 수정 2021.10.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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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부동의 1위’…올해 리모델링 사업 누적 수주액 1조2600억원
시장1위 넘보는 '포스코건설·DL이앤씨'…'신도림 우성3‧5차' 수주 관건
현대건설, 최근 컨소시엄 통한 리모델링 수주 '맹추격'…1조 달성 무난
삼성물산·GS건설, 리모델링 사업 속도…누적수주액 '5000억원' 확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CG. [출처=연합뉴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CG. [출처=연합뉴스]

대형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대출 규제 강화 등 정부 당국의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아파트 정비사업이 계속 미뤄지자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건설업계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것이다.

무엇보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일찌감치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주요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각축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리모델링 시장은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주도했으나 최근 도급순위 1~6위권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변화가 감지된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준공 승인을 받은 지 15년이 지난 공동주택에 허용된다. 2014년부터는 가구 수를 늘려 리모델링 단지에 수직 증축(가구 수의 15%, 최대 3개 층)도 가능하다.

다만 일반분양 가구 수가 리모델링 이전 가구 수 대비 15%로 제한해 사업성이 크지는 않지만, 재건축보다 사업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7조 2900억원으로 추산되며, 2025년 23조 3200억원, 2030년 3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85개 단지 (6만4340가구)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돼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54개단지‧4만551가구)과 비교해 단지 수는 31개, 가구수는 2만3789가구가 늘었다.

광명철산한신아파트 투시도. [출처=쌍용건설]
광명철산한신아파트 투시도. [출처=쌍용건설]

리모델링 사업에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은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업계 건설업계 처음으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렸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적 수주실적이 15개 단지 총 1만 3000여가구(약 2조 5000억원)에 달하며 리모델링 가구수 기준 시장점유율 42% 비중을 차지하며, 현재 리모델링 준공 실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단지 전체 리모델링 1호~4호를 보면 2007년 서울 방배동 쌍용예가 클래식 준공, 2010년 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 2011년 도곡동 쌍용예가 클래식, 2012년 밤섬 쌍용예가 클래식 모두 쌍용건설이 준공한 사업 포트폴리오다. 

올해 수주액도 비교적 호조세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올해 거둬들인 리모델링 사업실적을 보면 3월 경기 광명철산한신아파트(4600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5월 서울 송파 가락쌍용1차아파트(8000억원) 리모델링 사업권을 확보하며, 총 누적 수주액은 1조2600억원을 달성했다.

가락쌍용1차 아파트 전경. [출처=포스코건설]
가락쌍용1차 아파트 전경. [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은 쌍용건설 다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이다.

올해 송파 가락쌍용1차 아파트를 시작으로 수원 삼성태영, 용인 수지동부, 용인 광교상현마을 현대아파트 등에 대한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했다. 공사금액 기준으로 8530억원의 수주실적을 확보한 상태다. 오는 30일 신도림 우성3‧5차 리모델링 수주에 성공하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DL이앤씨의 실적을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시공사가 결정된 군포 율곡을 시작으로 군포 우륵, 수원 신성‧신안‧쌍용‧진흥 등 3건의 리모델링 사업을 싹쓸이했다. 누적 수주고는 1조334억원으로 리모델링 사업 실적만 놓고 보면 실적 1위다.

현대건설도 올해 연말까지 리모델링 수주 1조 클럽에 무난하게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들어 용인 신정마을9단지와 성동 금호벽산아파트에서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해 공사금액 기준으로 653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서울 강남권과 경기권에서 5건의 리모델링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잠원동아, 산본개나리13단지 등이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리모델링 부문에서 5000억원 이상 실적을 낸 건설사는 삼성물산, GS건설이 휩쓸었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함께 성동 금호벽산 리모델링을 수주하고, 고덕 아남아파트를 단독으로 수주해 약 6311억원의 실적을 달성해 리모델링 사업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서울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 투시도. [출처=GS건설]
서울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 투시도. [출처=GS건설]

GS건설은 송파문정건영아파트와 마포 밤섬현대, 신도림 우성1‧2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해 5033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건설사들은 리모델링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조직 개편에도 힘주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리모델링 사업 중 주택 설계와 수주 영업 파트 경력직원을 채용해 인력을 보강한 상태다. 리모델링 시장 복귀는 2008년 이후 12년 만이며, 다른 건설사와 공동 컨소시엄을 통해 수주전에 참여에 실적을 올리고 있다.

GS건설은 건축·주택부문 도시정비사업그룹 도시정비2담당 산하에 리모델링팀을 신설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리모델링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말 기존에 리모델링 사업을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를 정식 부서로 재편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3월 전담팀을 신설하고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입찰에 참가하며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들어 전담 조직을 구성해 5월 경기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로써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들이 모두 리모델링 시장에 입성하게 됐다. 이는 앞으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한편 재건축에 대한 사업성 저하 및 인허가 단계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일찌감치 리모델링으로 선회한 단지도 다수다.

이촌코오롱은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했고 이촌강촌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한강대우· 이촌우성·한가람 등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새집에 대한 열망으로 사업동의서를 징구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출처=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출처=연합뉴스]

특히 한가람아파트를 두고서 대형건설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아직 조합 설립조차 되지 않았지만 동부이촌동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 6월 한가람아파트 소유주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도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 [출처=포스코건설]
2014년 포스코건설이 수직증축방식으로 시공한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 [출처=포스코건설]

다만 리모델링 역시 여러 빗장이 걸린 각종 규제가 완화되야만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난제는 수직증축이다. 가구 수를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안전성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수직증축이 허용된 뒤 수직증축을 통한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아울러 리모델링은 아파트 무게를 지탱하는 ‘내력벽’을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다 보니 평면상 제약도 크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새로운 도시정비사업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수직증축, 내력벽 철거 등의 규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주요 사업모델로 제시되기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제안한 ‘공공기여’가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등장한 탓이다.

공공기여제도는 당초 故박원순 시장 재임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임대주택 도입 의무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지만 리모델링 추진 단지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임대주택 항목은 ‘의무화’가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넣는 방안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서울시는 리모델링추진조합에서 임대주택을 지어주면 최대 10%포인트 범위 내에서 전용 면적을 늘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정비사업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부분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공공기여를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서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심의 예측 가능성이 커졌으며,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기에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 역시 "리모델링 사업도 겨우 수주하는 판국에 임대주택까지 지으라고 한다면 상당수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며 "서울 내 주택 노후도가 심각한 만큼 서울시는 사업성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조합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지에 대한 재정비 개정안을 하루빨리 제시해야만 건설사들도 사업성 유불리를 판단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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