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수처 '대검 대변인 폰' 대검 감찰부 압수 때 '대검 대변인실 통보' 없었다
[단독] 공수처 '대검 대변인 폰' 대검 감찰부 압수 때 '대검 대변인실 통보' 없었다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11.09 18:03
  • 최종수정 2021.11.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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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2수사기관'의 '제1수사기관' 압수수색 가이드라인 제시
"별도 압수는 최초 압수와 별개, 최초 피압수자 참여권 보장해야"
공수처 "고발사주 이외 자료는 가져오지 않았다" 별개 압수 부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압수한 대검 감찰부로부터 해당 디지털 포렌식(정보분석) 자료를 압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초 피압수자인 대검 대변인실에 참관 의사를 묻지 않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판례는 '제2수사기관'이 '제1수사기관'의 압수자료를 재차 압수할 때에는 별개 절차로 보고 최초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해당 휴대전화 사용자인 전임 대변인의 포렌식 참관은 없어도 된다는 취지 입장을 내고 그 이유로 휴대전화 피압수자는 보관자인 대변인실 직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처=연합뉴스]

9일 황상진 공수처 대변인은 지난 5일 공수처의 대검 감찰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최초 피압수자인 대검 대변인실에게 참관 기회를 제공했냐는 물음에 "대검 대변인실은 공수처 압색과 상관없다. 공수처는 대검 감찰부를 대상으로만 수색해서 대상 자료(대검 대변인실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건네받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공수처 피압수자는 대검 감찰부여서 최초 피압수자인 대검 대변인실에게는 참여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대검 관계자도 "공수처에서 그날(5일) (대검) 대변인실에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공수처 입장은 대검 판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별도의 압수·수색 절차는 최초의 압수·수색 절차와 구별되는 별개의 절차"라며 "별도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는 최초의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의 대상이 아니어서 저장매체의 원래 소재지에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에 기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압수·수색 당사자는 최초의 압수·수색 이전부터 해당 전자정보를 관리하고 있던 자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별개 혐의로 제1수사기관을 압수수색한 제2수사기관은 제1수사기관의 피압수자에게 압수 목록을 교부하는 등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검 감찰부 진상조사 명분은 '고발사주' 의혹과 '윤 전 총장 장모 대응 문건 작성 및 배포' 의혹 확인이고 공수처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고발사주'이어서, 두 기관의 압수 목적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아가 대검 감찰부의 압수는 진상조사 단계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고발사주' 혐의를 처음 강제수사한 건 공수처여서 한쪽에만 있는 혐의사실을 겹친다고도 볼 수 없다. 그런데 대검 감찰부가 진상조사를 했다 해서 압수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이번 대검 감찰부 압수 절차는 형소법 218조에 따른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다. 두 기관이 연속해서 압수를 벌였는데 이때 혐의는 중복됐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최초 피압수자인 대검 대변인실은 '시작은 임의수사이지만 끝은 강제수사'를 받은 셈이다. 

실제 2014년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모 방위사업체 직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접대를 받은 혐의를 이듬해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했고, 같은 해 국군기무사령부가 해당 방위사업체의 군사기밀 수집 혐의를 수사하면서 국방부 조사본부를 압수수색한 사건에서 최초 피압수자인 업체 직원들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체에서 최초 압수한 외장하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기무사 수사관을 대신해 영장을 청구한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항소심에서 해당 업체가 수집한 '군사기밀'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에 포함된다며 사실상 같은 혐의로 수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27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김민기 최항석 부장판사)는 업체 직원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하며 "일반적·탐색적 압수·수색을 사실상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때 인용한 판례가 2015년 대법 전합 판례였다. 

형사법 전문가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5년 대법 판례가 이번 공수처 압수 절차에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대검 감찰은 징계를 목적으로 하고, 공수처 수사는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겹친다고 하더라도 (혐의사실은) 완전히 겹치지 않는다. 별개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혐의 사실은 겹치지 않으면서도 압수 절차는 다른 수사기관에 의해 연거푸 있었기에 최초 피압수자의 참여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공수처는 "고발사주라는 범죄혐의와 관련한 압색을 실시하였고,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 등은 가져온 바가 없다"고 추가로 반박했다. 대법 판례는 제2수사기관이 제1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사실과 무관한 자료를 추가 압수할 때를 상정했는데 이번 공수처 압수는 '고발사주 유관 자료'만 확보해 별개 압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검 감찰부는 공수처가 혐의사실로 본 '고발사주' 이외에도 '장모 대응 문건 작성 및 배포'를 확인하고자 대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공수처로 대검 대변인실 포렌식 자료가 넘어오는 과정에서 '고발사주' 이외 자료가 따라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검 감찰부는 대검 대변인실 공용 휴대전화에서 아무런 자료도 복구하지 못했다고 밝혀 '고발사주와 무관한 자료'가 공수처로 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황 대변인은 "수사기관은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 편철하게 돼 있다. 그걸 (대검 감찰부가) 그대로 넘겨준 거고 (공수처가) 가져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소속 변호사는 2015년 대법 판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포렌식 결과만 (공수처가) 가져갔다면 (대검 대변인실의) 참여는 필요 없고, (휴대전화를 그대로 복제한) 이미징 파일을 가져갔다면 참여 여부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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