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협상·파운드리 공장 증설"... 어깨 무거운 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대란 협상·파운드리 공장 증설"... 어깨 무거운 이재용 부회장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1.15 17:42
  • 수정 2021.11.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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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파운드리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파운드리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연합뉴스]

미-중 경제전쟁 속 반도체 대란 협상, 파운드리 공장 증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응축된 난제들을 미국 출장길에서 해결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캐나다 토론토를 경유해 보스턴, 뉴욕 등 미국 동부 지역에서 초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이후 미국 정부와 처음으로 접촉하는데다 17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소재지가 결정될 수 있어 막중한 출장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전세기편으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출장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 부회장은 미국 파운드리 공장 준공과 관련해 "여러 미국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입지로는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윌리엄슨 카운티가 선두에 있다면서 보조금 혜택과 전력·용수 공급의 안정성을 이유로 제시했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의 미국 제1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텍사스 오스틴시 인근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준공이 확정되면 공장과 도로 등을 포함한 전체 부지 규모는 480만여㎡(약 145만평)로, 이는 기존 오스틴 공장(약 37만평)보다 4배가량 큰 규모다.

당초 유력 후보지로는 텍사스주 오스틴이 주로 거론됐다. 오스틴에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파운드리 공장이 1997년부터 운영되고 있고, 근처에 공항이 있어 운송 측면에 있어서도 이점이 있다. 기존 공장 근처에 330만㎡(100만평) 이상의 부지도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월 텍사스주 폭설 사태로 반도체 생산이 한 달 넘게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수요 증가에도 반도체를 그에 맞게 공급하지 못해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센티브 협상이 수개월째 이어지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로 세제 혜택이 꼽힌다. 윌리엄슨 카운티와 테일러시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센티브 결의안을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삼성전자가 처음 10년간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그 다음 10년 간은 85%를 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TSMC,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 기업들도 공장 증설에 고삐를 죄고 있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입해 퍕공장 준공에 들어갔다.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애리조나주 공장을 통해 5나노미터 생산기술을 사용하는 반도체 대량생산을 2024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지난 3월 235억 달러(약 27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2곳을 짓고, 뉴멕시코주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신규 팹 투자를 집행한 반도체 기업에 520억달러(약 61조원)와 인프라 투자에 500억달러(약 59조원)를 지원하겠다며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말 3차 화상회의를 열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판매 현황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고객사 정보 등 민감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26개 항목의 설문을 제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시한 마감일(8일 자정, 한국시간 기준 9일 오후 2시)에 바짝 맞춰 공급망 자료를 제출했다. 막판까지 자료 공개 범위를 고심하며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외하고 자료를 냈다. 고객정보는 물론 재고량 등 기업 내부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뺐으며, 제출 자료 모두 기밀로 표시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 요청은 반도체 공급과 관련한 업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미국 자동차 생산을 지연하고, 가전제품 부족을 초래하고 있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협조를 요구했다.

반도체 공정. [출처=연합뉴스]
반도체 공정. [출처=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동맹국 기업에게까지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는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라인이 멈춘 영향이 크다. 대규모 기간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반도체가 제 때 공급되지 못하자 정부가 직접 수급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인프라"라고 규정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반도체가 상하수도나 도로처럼 국민 생활과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국가의 핵심 인프라인 동시에 안보 자산이기 때문에 중국의 굴기를 막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로 읽힌다.

이처럼 미중 간 반도체 알력 다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출장길은 매우 막중한 상황이다. 공급망 정보 제출 바로 직후의 백악관과 대면 자리이기 때문에 '반도체 외교'의 첨병 역할도 맡고 있다. 15일(미국 현지시간)에는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재계에선 많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여기에 38조원을 증액한 총 171조 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추격에 나선다는 비전을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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