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과연 '델타'가 마지막으로 위세를 떨치는 코로나19 변종인가... 학계 '슈퍼 변종' 가능성 촉각
[WIKI 프리즘] 과연 '델타'가 마지막으로 위세를 떨치는 코로나19 변종인가... 학계 '슈퍼 변종' 가능성 촉각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11.23 06:39
  • 수정 2021.11.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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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북동부 지역의 전염병학자들로 구성된 단체가 매주 화상회의를 통해 전 세계에서 보고되고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델타 변이는 2020년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됐는데, 한때 급속도로 일어난 코로나19 진화 활동이 지금은 잠잠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HO에 따르면, 현재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보고된 모든 코로나19의 유전자 배열의 99.5%가 델타이다.

10-15% 더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AY. 4.2(델타 플러스) 같은 새로운 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이것들이 델타 변이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델타 플러스 같은 것들은 ‘델타 자손’으로 불리고 있다.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화상회의 논의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전염병학자 윌리엄 해너지는 “기상 예보와 같다. ‘저기서 감마가 발생했다’, ‘여기에 알파가 나타났다’, ‘이건 그냥 델타다’ 이런 식이었다”라고 말한다.해너지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델타 플러스’라는 말 자체로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지만 전염력이 훨씬 강하거나 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너지와 연구원들이 여전히 매주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하고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에는 무슨 바이러스가 나타날지를 가능한 예측하기 위함이다.

델타가 코로나19의 마지막 변종인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앞으로 나올 조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처음 유전자 서열에 극적인 변화로 알파가 나온 이후 지금의 델타까지 나왔고, 이후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결국 현존하는 백신의 효력을 넘어설 수 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수 년 정도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예측이 거의 이미 알려진 예측이라고 하면서도, 일부는 이러한 예측들이 가장 가능성 있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유전학 연구소 프랑수아 발루 소장은 “‘항원변이’라고 하는 변이종을 보게 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면역체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서서히 진화하는 것이다. 잘 알려진 독감이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혈액 속의 항체에 인식되지 않고 충분히 변이되는 데 약 10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염력과 발병력, 면역 회피력에 있어 게임체인저가 되는, 완전히 새로운 종이 갑자기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캠브리지 대학의 임상미생물학 교수 라비 굽타는 이러한 종들을 ‘수퍼 변종(super variants)’이라고 하며, 이러한 전혀 다른 종이 나타날 거라고 80%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발생 시기다.

굽타 교수는 “우리는 델타 팬데믹을 맞이했다. 이 새로운 델타 플러스 변종은 비교적 약한 편이다. 델타 종에서 두 가지 변이가 나왔는데, 걱정할만한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른 국가에서도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2년 뒤 또 다른 변종이 나올 것이고, 델타와 경쟁하며, 델타를 넘어설 수도 있을 거라고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0년 하반기에 전염병학자들은 ‘바이러스 재조합(viral recombination)’이라는 현상의 신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는 여러 종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합성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종이 형성되는 것이다.

굽타 교수는 재조합이 일반적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수퍼 변종이 나타날 수 있는 원천이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이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자유롭게 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델타는 압도적으로 핵심 바이러스가 됐고, 다른 종이 등장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그러나 아직 지구상에 표본 조사를 하지 않은 많은 지역들이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일련의 큰 변이를 통해 더 강력해진 델타나 아주 다른 종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큰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생체분자학 교수 기드온 슈라이버는 “최근 변종들이 델타종들이지만, 앞으로 더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포지션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더 복잡한 변이들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더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사용, 특히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이 변이가 나타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몰누피라비르는 복제 오류 유도로 바이러스의 자기복제에 개입해서 바이러스가 더 이상 재생산되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일부 학자들은 바이러스 변종들 중 일부가 생존하고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퍼지게 된다면, 이것이 새로운 변종 발생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중증의 환자들에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을 거부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크다.

굽타 교수는 델타가 백신 접종자들 사이에서도 전염이 되는 성질 때문에 영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좀처럼 감염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이자 수퍼 변종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는 일일 감염자가 더 많을수록, 면역 억제로 인해 면역 기능을 하는 T세포가 약한 감염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이 며칠 동안 감염된 상태에서 부분적으로는 백신 반응으로 항체가 작용하지만, 바이러스가 이를 피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증산된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굽타 교수는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사람들을 통해 얻은 회복기혈장을 받은 중증의 환자들에게서 이러한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들의 면역 체계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항체가 있어도 진화할 수 있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팬데믹 초기 널리 퍼진 회복기혈장의 사용이 변종 발생의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그는 “회복기혈장이 브라질, 인도, 영국, 미국에서 널리 사용됐고, 이들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변종들이 발달했다”고 말했다. 

전염병학자들은 현재 새로운 슈퍼 변종에 대한 예측 모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지금까지 크게 일어난 바이러스 변형들은 전염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해너지는 델타 변종이 그런 큰 영향력을 가진 이유 중 하나가 인간체내에서 면역력이 갖춰지기 전에 급격히 빠르게 자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원래의 코로나19 종 감염자에 비해 콧속에 전염 입자를 약 1,200배 갖고 있고, 2-3일 더 빨리 증상이 발현된다고 한다.  

이는 자연선택의 결과라고 한다. 항상 바이러스의 다양한 복제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 중 생존하고 더 지배적인 것들이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감염력을 더 갖게 된다. 항체를 피할 수 있는 변종들은 더 지배적이 될 수 있고, 수퍼 변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해너지는 “팬데믹의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생존하고 지배적이 된 바이러스 종들이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바이러스가 보호되지 않은 사람들 집단 내에서 효과적으로 전염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예측들이 무섭게 들리겠지만, 마냥 나쁜 뉴스만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코로나19 백신들이 바이러스의 변이를 고려해서 개발됐으며, 전염병학자들은 백신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의 수퍼 변종이 나올 거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에 당장 현 팬데믹처럼 크게 발발할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또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노바백스의 사용 승인이 예정돼 있고, 그 밖에 더 많은 백신들이 2023년까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각각의 백신들은 미래에 발생 가능성이 있는 변종들을 퇴치하기 위한 발전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백신 1상 임상시험 중에 있는 미국의 제약사 그릿스톤(Gritstone)의 부사장 카린 요스는 백신 개발사들이 현존하는 코로나19 종들의 유전자 배열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바이러스 종들 사이에서 지켜질 수 있는 중화항체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염병학자들은 백신 자체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굽타 교수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만큼 바이러스의 확산과 변이를 막기 위한 어느 정도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감염자 수가 많아지면, 새로운 감염을 막아야 한다. 즉, 힘들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장소를 돌아다니면 안 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지금의 변종들을 보면 통제되지 않은 곳들에서 발생했다. 싱가포르나 한국에서는 변종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굽타 교수의 동료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해너지는 “바이러스가 기회를 잡을 기회를 막아햐 한다"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창조적인 힘인 자연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이유이며,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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