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신동빈 회장, 특단 조치…기존틀 싹 깼다
'위기의 롯데' 신동빈 회장, 특단 조치…기존틀 싹 깼다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1.11.26 11:51
  • 수정 2021.11.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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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순혈주의 깨고 조직 체제도 BU서 HQ로 5년 만에 개편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

'기존 틀을 깨고 원점부터 시작하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국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2015년 경영권 다툼 이후 코로니 불황까지 겹치며 부진을 겪고 있는 그룹을 위해 그간 유지하던 대부분의 관행을 깬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롯데그룹은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정기임원 인사안과 조직 개편안을 의결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그룹 주요 계열사 수장의 절반을 교체하고 '정통 롯데맨' 대신 홈플러스, 신세계 등 경쟁사 출신 전문가를 과감하게 수혈했다. 뿐만 아니라 2017년부터 유지해온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BU) 체제도 4년 만에 폐지했다.

■ 54년 만에 순혈주의, 새 유통수장 '김상현' 호텔수장 '안세진'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만회할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기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외부로 눈돌렸다. 핵심 계열사인 유통 부문 수장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기용하는 등 그룹의 오랜 '순혈주의'를 깼다. 먼저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P&G 출신인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선임했다. 롯데쇼핑 수장에 외부인사로 영입된 것은 1967년 한국 사업을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지에프알(GFR) 대표를 내정했다. 정 대표 역시 20년간 신세계에 몸담았던 '비(非) 롯데맨' 출신이다. 정 신임 대표는 롯데쇼핑이 2018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영입됐다.

호텔군 총괄대표 또한 외부인사인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PE)의 안세진 놀부 대표가 발탁됐다. 안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올해 임원인사는 지난해 내부 인재를 발굴하는데 집중한 것과 완전히 상반된 행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기존 있던 수장들은 실적부진의 책임을 안았다. 실제 기존 유통·식품·화학·호텔 BU(Business Unit)장 중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과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사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경질됐다.

2021년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왼쪽)과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제공=롯데]
2021년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왼쪽)과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제공=롯데]

■ BU 체제 5년 만에 폐지…실행력 강화 HQ로 시너지 창출

수장뿐만 아니라 조직체제도 바꾼다. 롯데는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3월 BU 체제 도입 후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고, 계열사들의 현안 및 실적 관리, 공동 전략 수립 등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5년간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조직을 다시 개편했다.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 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을 보강해 통합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각 그룹사의 자율 경영,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했다.

■ 철저한 성과주의 중심 인사 단행…승진·신임 임원 2배 확대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은 석유화학 전문가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롯데케미칼의 통합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ESG 경영 및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기여했다.

한편 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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