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실적 ‘반짝’ 올랐다고 보험료 낮추라니…“불가능”
[포커스] 실적 ‘반짝’ 올랐다고 보험료 낮추라니…“불가능”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1.11.26 14:22
  • 수정 2021.11.26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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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3분기 누적 순익 작년 대비 37%↑…주 요인은 손해율 감소
코로나·금리 등 외부요인 덕…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도
올해 1~3분기 보험사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손해율 개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출처=연합뉴스]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이 막상 보험료 문제에 직면하며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손해율이 높아도 이를 보험료 인상으로 반영하지 않았는데 실적이 좋아졌다고 보험료를 인하하기도 어렵고, 실적개선이 낮아진 손해율에서 기인하는 만큼 코로나 완화 이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내년 평균공시이율을 동결하면서 보험료 인상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라 다시 손해율이 늘어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처지고, 투자수익 부문에서의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보험사 누적 순이익은 7조630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조731억원)에 비해 37.3% 늘었다.

생명보험사 순이익은 누적 3조69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조1342억원) 대비 17.8% 늘었고, 손해보험사는 3조93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4232억원) 대비 62.6% 늘었다.

생보·손보업계 모두 보험영업이익 부문에서의 손해율 개선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손보사의 손실 감소 규모가 컸다.

작년 생보사의 보험영업손실은 총 17조6378억원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16조6214억원으로 1조원 이상 손실이 감소했다. 손보사는 작년 3조1825억원의 보험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1조2598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손실을 줄였다.

투자영업이익 부문에 있어서는 운용자산이 총 15조1000억원가량 늘었지만 이익은 235억원 줄었다. 생보사가 18조5050억원으로 작년(13조5693억원)에 비해 0.3% 줄었고, 손보사는 6조6448억원으로 작년(6조6040억원) 대비 0.6% 늘었다.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일회성 손익요인을 제외할 경우 투자영업손실은 1조원대로 늘어난다.

2019~2020년 사이 보험사들이 대규모 금융자산처분이익을 시현하면서 단기간 내 투자수익률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험료 수입은 생보사가 82조2417억원으로 작년(81조5402억원) 대비 0.9% 증가에 그쳤고, 손보사도 올해 1~3분기 73조3878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작년 같은 기간(70조8884억원)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종합적으로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은 코로나 영향에 따라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일반보험 손해율이 하락한 덕분이지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험료 인하 압박에 대해 곤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감소한 손해율이 코로나로 인한 일종의 반사적 이익인 만큼 여건이 개선되면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어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동결한 평균공시이율 문제로 보험료 인상에도 제동이 걸린 만큼, 코로나 상황이 개선돼 손해율이 늘어나도 보험사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처지다.

평균공시이율은 연간 적용한 공시이율을 적립금 기준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들은 이를 토대로 차기년도 예정이율을 결정한다. 예정이율은 보험료와 직결되는 요소 중 하나로 회사가 보험료 운용으로 거둘 예상수익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회사는 보험료를 올려 이를 일부 충당하려 하기 때문에 금감원이 평균공시이율을 동결했다는 것은 곧 예정이율 조정이 최소화된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손해율이 정상수준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보험료 인하 목소리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특히 겨울철 빙판사고 등이 잦아 손해율이 올라가는데다 코로나 반사효과가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현재 손해율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단순히 손해율이 낮아지거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본다”며 “다시 손해율이 올라갔다고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제도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당장 4분기부터는 빙판길 사고 등 손해율이 늘어나는 시즌인데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손해율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제도적인 개선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장담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표지석 [출처=연합뉴스]
금융감독원 표지석 [출처=연합뉴스]

금융감독원도 이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1~9월 중 보험사 순이익 개선은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보험영업손실 감소는 코로나19와 금리상승 등 주로 외부요인에 의한 것으로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금리·주가변동 등에 따라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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